지하련의 우주/Jazz Life

SOMETHIN` ELSE

지하련 2003. 4. 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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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 ELSE

캐넌볼 애덜리 팬들은 싫어하는 앨범. 너무 마일즈 데이비스적이라고. 하지만 내가 아끼는 앨범들 중의 하나다. 그리고 Blue Note 레이블 Best 10 안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고 완성도 높은 재즈 앨범이다.

그리고 날 재즈의 세계로 빠지게 한 음악이 들어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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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내 방에 가득한 지친 어둠이 내 몸을 무겁게 누르고 있었고 바람은 없었고 싱그럽고 활기찬 아침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제 밤, 머리를 다듬었는데, 그 탓일까. 내 피곤과 열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머리칼들이 강남 어느 오피스텔 일층에 위치한, 저녁이면 출근길을 서두르는 여자아이들로 북적이는 그 미용실 바닥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일까.

사무실에 앉아, 왜 이렇게 피곤하지라고 중얼거리면서 재즈 앨범을 듣고 있다. 역시 이럴 때 음악은 좋다. 지쳐갈 때, 지쳐간다는 느낌을 잠시 잊게 해주는 거.

다음 인생에 향유고래로 태어나 심해의 음악가가 되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