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예술가

잭 베트리아노(Jack Vettriano)

지하련 2008. 2. 22. 20:39

사용자 삽입 이미지The Singing Butler by Jack Vettriano


잭 베트리아노, 꽤 흥미로운 화가이다. 간단하게 잭 베트리아노를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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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있다. 1951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16살 무렵 더 이상 학업을 지속시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후 광산에 들어가 기술자로 일하게 된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고, 그가 21살이 되던 날, 곱게 포장된 생일선물 하나를 여자친구로부터 받는다. 그것은 작은 수채물감 한 세트. 이후 혼자 그림 그리기에 열중했던 그는 마흔이 다 되었을 무렵, 폭발적인 인기로 영국 미술계에 등장한다.

현재 그는 살아있는 미술가들 중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몇 명 중의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작품을 소장한 이들 중에는 잭 니콜슨(영화배우), 알렉스 퍼거슨(축구감독), 마돈나(가수) 등이 있으며, 그의 대표작인 ‘The Singing Butler’는 13억 원에 가까운 금액에 팔리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대중적인 인기와는 반대로, 미술 비평가들은 그를 예외적인 인물로 취급하며 높은 평가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술 비평계의 차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화가로 인정받고 있다.

잭 베트리나노의 작품은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흐릿하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바로 당기며, 한 때 열정을 불태웠던, 아름다운 사랑의 흔적을 더듬는 듯, 애잔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극적인 색채의 대비와 인물들의 동적인 움직임이 녹아있는 그의 작품은 평범한 이들과의 시선을 맞춘 채, 미술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평온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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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베트리아노의 작품을 한정적으로 캔버스에 프린팅한 작품을 가지고 있어서, 얼마 전까지 은행에서 전시했다. 위 글은 전시할 때의 설명문이다. 꽤 낯간지런 글을 적어 좀 쑥스럽긴 하지만.

잭 베트리아노는 대단한 예술성을 가지고 있거나, 실험적이거나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도 않는다. 잭 베트리아노는 '딱 그만큼'인 화가이다. 나는 이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그는 대중화가이다. 그는 시장에서 팔리는 화가이고, 그의 작품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포스터를 계속 찍어낸다. 캔버스에 프린팅된 작품은 멀리서 보면 원화처럼 보일 정도다.

그의 작품은 키치가 아니라 대중 예술이다. 어쩌면 이것도 일종의 '현대적 정직함'의 표현이 아닐까. 솔직히 잭 베트리아노의 작품을 계속 보고 있으면, 너무 재미있다.

미투(
http://me2day.net) 친구 pink-lotus님께서 이 작품을 선호하셔서 아래와 같이 사무실에 있는 잭 베트리아노의 작품을 찍어 올린다. (*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캔버스 프린팅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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