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

칸딘스키: '변명'의 시대

지하련 2003. 12. 10. 17:37



Composition IV
1911 ; Oil on canvas, 159.5 x 250.5 cm (62 7/8 x 98 5/8 in); Kunstsammlung Nordrhein-Westfallen, Dusseldorf

"색채는 건반이고 눈은 망치이며 영혼은 많은 울림줄을 가진 피아노이다. 미술가는 영혼에 진동을 주기 위해 한 건반 혹은 다른 건반을 두드리면서 연주하는 손이다."
- 칸딘스키,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칸딘스키는 그의 그림보다, 어쩌면 그의 글이나 그의 말이 더 인상 깊을 지도 모르겠다. 칸딘스키 이후의 많은 현대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변호하기 시작했다. 작가보다 우아한 문체로, 평론가보다 예리한 시각으로, 그리고 무용가보다 훨씬 세련된 몸짓으로 자신을 포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혹시 현대란 '변명의 시대'는 아닐까. 슬픈 지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난 날 어떻게 변호하지. 난 날 변호할 아무 것도 가지지 못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