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4

2050 거주불능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2050 거주불능지구 The Uninhabitable Earth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지음), 김재경(옮김), 추수밭 번역되자마자 구입했지만, 선뜻 손이 가는 책은 아니었다. 다소 반복되는 내용들과 기후 위기나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증명하는 정보나 통계, 자료 등을 인용하는 것으로 책이 구성된 탓에, 형식 상으로만 보자면 상당히 지루하다. 하지만 반대로 이 책에 실린 내용은 꽤 충격적이고 끔찍하다. 그래서 책을 다 읽은 다음, 우리는 왜 이렇게 태평한 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이들이 공감하는 내용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후변화는 티머스 모턴Timothy Morton이 ‘초과물hyperobject’이라고 부르는 개념, 즉 인터넷처럼 너무 거대하고 복잡해서 ..

독서모임 빡센 - 2050 거주불능 지구 The Uninhabitable Earth

책을 읽는다는 건 뭘까.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더 궁금해지고 조금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심해지는데, 이건 나에게만 해당되는 걸까. 경제 불평등이나 기후 위기, 또는 현대인들에게 널리 퍼진 우울증이나 정신적 불안, 포스트모더니즘 다음에 오게 될 어떤 예술 사조에 대한 전망, 새로운 패권 국가(들)이 만들어가게 될 국제 질서, 인공지능(AI)이나 시간에 대한 물리학적 고찰 등 내가 요즘 관심을 가진 분야는 넓기만 하다. 어쩌다 보니, 이런저런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것을 제대로 소화시키지도 못하고 마치 활자 중독처럼 읽기만 하는 건 아닐까 반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단언하건대, 지금 이 시기는 너무 중요해서 우리의 미래가 희망을 품어도 될 것인지, 아니면 절망적인 상황을 대비할 수 있을지, 또는 ..

책들의 우주 2023.10.08

초거대 위협, 누리엘 루비니

초거대 위협 - 앞으로 모든 것을 뒤바꿀 10가지 위기(Megathreats) 누리엘 루비니(지음), 박슬라(옮김), 한국경제신문 안타깝게도 다가오는 위기를 안다고 해서 한국의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도리어 절망에 휩싸일 확률이 더 높고 희망을 가질 수 조차 없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보자면, 투표한 사람의 절반 이상은 우리의 미래 따윈 관심 없고 지나간 과거에 대해서만 따져 물었다. 특히 노인들은 그들의 지나온 과거를 보며 투표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자녀들과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투표해야 하지만, 그런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졌다면 아마 험난하고 굴곡 졌던 한국 현대사를 살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다(그런 사고를 가졌던 이들은 비명횡사를 당했거나 고문으로 불구가 되었거나 해외 이민을 떠날 것이..

다가올 역사 서양 문명의 몰락, 나오미 오레스케스, 에릭 M.콘웨이

다가올 역사, 서양문명의 몰락 나오미 오레스케스, 에릭 M.콘웨이(지음), 홍한별(옮김), 갈라파고스 제목만 본다면 영락없는 문명사 책이지만(그래서 나도 샀지만), 문명사 책이 아니다. 서양 문명의 몰락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긴 했지만. 이 책은 서양문명(1540-2093)이 몰락한 지 300년이 된 시점에, 계몽의 후손이라 불리던 이들이 대체 왜, 어떻게 해서 기후변화에 대한 확실한 정보와 앞으로 펼쳐질 재앙에 대한 지식을 갖고도 대응하지 못했는지를 파고든다. (11쪽) 기후위기에 대한 가상의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기후위기로 인해 몰락의 길을 걷고 중앙집권 국가가 다시 등장해 이 위기를 겨우겨우 수습해나간다는 이야기다. 짧지만 강렬하고 냉소적이다. 그러나 조금 더 과격하게 표현하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