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승남 2

천 개의 아침, 메리 올리버

천 개의 아침 메리 올리버(지음), 민승남(옮김), 마음산책 메리 올리버의 시를 읽는다. 번역도 나쁘지 않지만, 원문이 더 좋다. 시어는 확실히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정확하게 옮겨지지 않는다. 하나의 단어가 가지는 세계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언어를 익혀야 된다. 그 언어 속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 올리버는 확실히 생태주의적이다. 자연과 하나가 된다. 아름다운 장소들로의 여행에 대하여 나는 아직도 날마다 신을 찾아다니고 아직도 도처에서 신을 발견하지, 먼지 속에서, 꽃밭에서, 물론 바다에서, 저 멀리 누워있는 섬에서, 얼음의 대륙들, 모래의 나라들, 모두가 저마다의 청조물들과 신을 갖고 있지, 어떤 이름으로든 주머니에 아직 백 년쯤 넣고서 배..

완벽한 날들, 메리 올리버

완벽한 날들메리 올리버(지음), 민승남(옮김), 마음산책 사 놓은 지 한참 만에 이 책을 읽는다. 몇 번 읽으려고 했으나, 그 때마다 잘 읽히지 않았다. 뭐랄까. 자신의 삶에, 일상에, 지금/여기에 대한 만족과 찬사, 행복과 신비에 대한 온화하고 밝고 서정적인 서술들과 표현들로 가득한 이 책이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던 걸까, 아니면 나는 이런 책 읽기를 두려워하거나 맞지 않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결국 읽기는 했으나, 역시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깊이 이 책에 빨려들지 못했다. 매혹당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의 찬사와 달리, 나에겐 그저 좋은 산문집이었다. 하긴 이 정도만으로도 나쁘진 않으니까. 하지만 나에게 최고의 산문집은 기싱의 이나 보르헤르트의 같은, 세계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