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2

시원한 여름 나기를 위한 추천 전시

직장 다니는 이에게 토요일 오전만큼 금쪽 같은 시간은 없을 것입니다. 며칠 전에 사둔 원두로 드립커피를 내리고 낡은 오디오에 친숙한 선율의 모짜르트를 올리고 잠시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멍하게 앉아 있습니다. 이렇게 무더운 날, 전시를 보러 가는 것보다 계곡이나 바다로 가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아마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기다리는 큐레이터나 작가들도 마찬가지 기분이 아닐까요. 하지만 산, 계곡, 바다와 맞바꿀 만큼 흥미진진한 전시들도 있습니다. 제가 아직 보지 못한 전시입니다만,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가 있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영국로열아카데미 대표작가전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2011.7.1 - 9.25 영국 현대 미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몇 해 전 Flash Art는 미술..

La Vie

1. 존재의 여백을 드러낸 와인병 바닥의 침묵. 아무도 깃들지 못하는 빌라 4층 거실에 판을 펴고 달콤한 크래커 한 조각, 와인 세트와 함께 구한 유리 와인잔, 그리고 생테밀리옹 출신의 레드-와인. 생테밀리옹에서 나와 한국까지 건너온, 그리고 30중반의 총각에게까지 흘러들어온 사연 속에서 나는 술 취한 모나드가 되어간다. 이 와인, 처음 열었을 때의 숙성되지 못한 거친 향은 사라지고 개봉하고 며칠 지나니 놀라울 정도의 부드러움으로 사람을 매혹시켰다. 대기만성이라고 해야 하나. 2. 오래 전, 혼자 아트선재센터에 가서 영화 '바스키아'를 보았다. 그 이후로 아트선재센터에 자주 갔다. 전시를 보러 간 횟수보다 사업 때문에 자주 갔다. 운이 좋았다면 뭔가 하고 있었을 텐데, 운도 없었고 인연도 없었다. 바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