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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필립 솔레르스(Philippe Sollers)사드(Marquis de Sade)에 대해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았다. 영상 속에서 한국에서 사드의 책을 번역 출판하고자 하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고, 번번히 판매금지되었고, 최근에서야 겨우 '청소년 유해 도서' 형태로 구입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것도 출판사가 항소한 끝에 제한적 판매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직 사드의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필립 솔레르스의 흥미로운 이야기는 사드 문학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 Marquis de Sade에 대한 영문위키 : https://en.wikipedia.org/wiki/Marquis_de_Sade 



“사드의 사랑 (Un amour de Sade)”, 필립 솔레르스와의 인터뷰 from ParisLike on Vimeo.




아래는 위 영상에서 나온 사드의 유언을 옮긴 것이다. 



사드의 유언 

샤롱통 성 모리스 병원에서 온전한 정시관 건강 양호한 상태에서 남김. 

1806년 1월 30일 

D.A.F. 사드 


"나는 금한다, 내 육체가 그 어어떠한 구실로도 부검되는 것을. 

내가 숨을 거둔 후엔 방에서 시신을 옮기지 않은 채

그리고 가져온 나무 관관에 48시간 동안 그대로 안치해 두었다가, 

앞서 언급한 48시간이 지난 뒤에 못을 박아 관을 폐쇄할 것을 간절히 요망한다. 

이 시간 동안, 베르사유에에 소재한 에갈리떼 길(평등 길) 

101번지에 사는 목재상 레노망씨에게 특사를 보내어, 

마차를 가지고 그가 몸소 와 줄 것을 부탁해,

그의 호송 하에 시산을 에페르뇽 근처, 

망세의 자치구 말메종에 있는 내 소유의 숲으로 데려가고, 

그 곳에 도착하면 오래된 성 쪽에서 난 길을 따라 들어가, 

숲을 가르는 넓은 길의 오른편에 자리한 덤불 숲에 

어떤 형태의 장례식 없이 안장해주길 바란다. 

덤불 속에 묏자리를 정하면 굿일은 말메종의 농부가 해주며 노르망 씨가 이를 감독하고

내가 무덤을 묻힐 때까지 그가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만일 그가 원한다면, 형식적 애도의 관행이 아닌 나에 대한 마지막 애정의 증거를 보이고자 하는 

내 친척이나 친구들과 동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무덤이 채워지면, 그 위에 도토리를 뿌려, 후에 그 자리 위로 다시 잡목이 우거지도록 하여, 

내 무덤의 흔적이 지상으로부터 사라지게 하라. 

그렇게 함으로써, 나에 대한 기억이 모든 이들의 마음에서 지워질 것이라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도록." 

(번역: 박해준Park Haijun)



사드에 대해선 몇 권의 책이 나와있다. 읽지 않았기에 뭐라 평할 순 없고, 조만간 한 권 읽어볼 생각이다. 필립 솔레스의 저 책은 한국에 번역 출판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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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평전

필립 솔레르스(지음), 김남주(옮김), 효형출판


필립 솔레르스(Philippe Sollers). 그는 첫 소설인 <도전Le Defi>를 20살 때 쓰고 21살 때 발표한다. 그의 첫 장편인 <기묘한 고독>은 22살 때 발표한다. 그리고 그는 이 장편 소설로 일약 프랑스 문단의 별로 떠오른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필립 솔레르스를 (다소 과장이 포함되어 있었겠지만) 레이몽 라디게, 마르셀 프루스트와 비교했다. 이후 그는 <텔겔 Tel Quel>이라는 문예이론잡지를 창간해, 프랑스 후기 구조주의 이론의 탄생을 주도한다.

그러나 그의 소설 몇 편이 번역되었지만, 번역된 그의 문장은 일반 독자가 읽기에는 다소 난해했고 한국의 작가나 문학 평론가들에게 필립 솔레르스는 호사(好詞)적 용도로만 쓰였을 뿐이다.
 

기괴하면서 어쩐지 슬픈 기분에 나는 젖어 있었다. 인생은 나를 구름 속에 머물게 하는 일종의 대좌(臺座) 위에서 내 눈에 비치고 있었다. 대지에 닿고 싶다고 강력히 바라고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대지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젊었다-는 것은 결국 내가 자신의 착오를 사랑했으며, 그 주제에 남으로부터 그것을 지적당하는 것을 싫어하고 피했었다는 뜻이다.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그것을 바란다는 그 청춘기의 병(病), 그 병이 솔직이 말해서 나의 내부에서는 거의 미친 듯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친구들을 피로하게 하고, 벌써 적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 많았으며, 그리고 달아나고 있었다, 모든 것으로부터,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일찍이 없었던 나는 자신이 저주받고 있다고 믿었으며, 어쩌면 시인이었던 것이다. 커다란 불행이 나를 계속 엄습했다-그것은 더욱이 눈에 보이지 않아 그만큼 쓰라린 시련이었다. 나는 사랑과 침착성을 잃었다.


필립 솔레르스가 20살 때 쓴 <도전>은 이렇게 시작한다(1984년 범한출판사에서 출판한 ‘현대의 세계문학’ 10권으로 번역되었다). 내가 이 소설을 읽었을 때의 흥분을 잊지 못한다. 그 때 내 나이, 스물 여덟이었다.

그런데, 나의 필립 솔레르스가 모차르트에 대해서 말한다? 나는 이런 책이 번역되어 있었는지도 몰랐다. 한동안 나에게 문학이란, 혹은 책이란 잃어버린 과거의, 버림받은 꿈과 추억을 환기시킬 뿐이었다. 그 때 이 책은 소리 없이 번역되어 서점에 깔렸다.

아마 필립 솔레르스만이 ‘모차르트’를 이야기하면서 ‘랭보’를 이야기하고 ‘로트레아몽’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긴 요즘 누가 진지하게 ‘모차르트’를 이야기하는가? 하물며 ‘랭보’는? ‘로트레아몽’은? 불문학 전공의 대학 강의실에서나 가끔 언급되는 이름일 뿐인 ‘랭보’와 ‘로트레아몽’. 아름답고 순수한 시는 이미 죽었고 진지한 소설도 죽어가고 있다(샐먼 루시디는 ‘소설이 위기가 아니었던 시절이 어디 있었는가’라고 이야기했지만).

선량한 폴 베르렌느의 가슴을 아프게 했고, 도달할 수 없는 시의 지평을 만들어 무수한 비평가를 절망시켰던 아르튀르 랭보(그는 19살 때 이미 문학을 버렸고 그 이후 글을 쓰지 않았다. 37살 때 그는 병으로 죽는다.)와 파리 몽마르트 7번가의 어느 호텔에서 24살의 나이로 죽은 로트레아몽 - 그는 그 때 책 한 권의 서문과 긴 한 편의 시를 쓴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이것만으로 충분했다.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를 읽어본다면, 아마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 을 이야기한다. 모차르트를 이야기하면서. 필립 솔레르스는 야심만만하게도 모차르트를 가진 동쪽 나라를 향해서, 우리 프랑스에는 위대한 시인들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모차르트의 생애와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풍부한 인용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문학과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축복과도 같은 책이 될 수 있다. 이 편견에 가득한 서평은 나로선 불가항력적인 일이다. 누가 요즘 모차르트를 진지하게 이야기하면서 랭보와 로트레아몽을 읽는단 말인가. 이건 완전 미친 짓이다. 그래서 나는 필립 솔레르스가 좋다. 그리고 모차르트는, 이 영혼은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이 세상 사람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 모차르트 애호가의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추천한다. 이제 모차르트에 입문하는 나에게 이 책에 언급된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리뷰는 어려운 일이다. 아래 주소로 가면 서평을 읽을 수 있다.
<<고싱가 숲>>의 서평:  
http://www.gosinga.net/archives/953



모차르트 평전 - 10점
필립 솔레르스 지음, 김남주 옮김/효형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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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련님의 글을 읽으면 잊고 산 부분에 대한 향수가 생기는 듯 합니다 ^^

    • 대학 졸업하고 직장 생활하고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하다가,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뒤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즐거운 '향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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