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4

볼쇼이 극장 오페라 갈라 콘서트, 예술의 전당

어제 저녁,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에 갔다. 회사에서 조금 일찍 나와, 길을 서둘렀다. 연말이라 그런지, 공연장 앞에 사람들로 가득했다.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지만, 제목이나 가수를 기억할 여유는 없었다(이 문장에서 ‘여유’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지만). 그러나 어제의 공연은 마음에 들었다. 특히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좋았다. 연습을 많이 한 악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평가를 내릴 만한 위치에 있는 이도 아니지만. 소프라노 안나 아글라토바 Anna Aglatora 메조 소프라노 스베틀라나 쉴로바 Svetlana Shilova 테너 올렉 꿀꼬 Oleg Kulko 바리톤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 Andrei grigoriev 지휘 미하일 그라노프스키 Mikhail Granovsky 연주 프라임..

'사랑은 장미빛 날개를 타고'

우울하고 슬픈 마음이 들어, 아침 일찍 프랑크푸르트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이름 모를 원두커피를 마시며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를 듣고 있다. 좋은 와인이 무수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듯, 사랑도 그럴 지도 모르겠다. 하루 24시간 사이에도 마음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땅 끝까지 떨어지는 절망과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는 희망 사이를 오가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나는 이런 사랑을 언제 해본 것일까. 그리고 언제 해볼 수 있을까. 마리아 칼라스가 몇 분 동안 사랑에 빠진 당신에게 감미로운 위안이 될 것이다. Maria Callas sings "D'amor sull'ali rosee" from "Il trovatore" Giuseppe Verdi의 일트로바토레(II Trovatore) Act 4. D'amor..

일 트로바토레

토요일 아침 늦게 일어나, 세탁기에 밀린 옷들을 집어넣고는 방으로 들어와 며칠 전에 배달되어온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를 듣는다. 1956년도 작. 젊은 카라얀과 마리아 칼라스를 느낄 수 있는 음반. 그리고 이 오페라에 대한 설명을 읽는다. 이런 여유, 참 오래된 듯한.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에 대한 자세한 설명 http://cafe.naver.com/gosnc/2438

라 트라비아타

초겨울 어둠이 사각사각 방 구석에 놓인 오디오를 물들이는 시각은 늘 밤 11시 20분이다. 나는 불가능한 포즈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언제나 태양이 높이 떠서 하늘 한 가운데에 박힌 가을날 붉은 장미꽃 잎파리 같은 손짓을 흉내내며, 시디 플레이어에 음반 하나를 올린다. 그리고 작게, 점점 크게 울리는 가녀린 여자의 울부짖음. 마리아 칼라스의 '비올레타' 지난 일요일 예술의 전당에 가서 라 트라비아타를 보았다. 음악을 좋아하지만, 연주회나 공연은 거의 보지 않는 편에 속해, 이번 오페라 관람은 난생 처음이었다. 극 초반 비올레타로 나온 스테파냐 본파델리는 오페라에 완전히 몰입되지 못한 채 무대에 올라, 실망스러웠다. 대신 알프레도와 제르몽으로 나선 두 성악가의 노래는 매우 좋았다. 하지만 극 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