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게보르크 바하만(지음), 차경아(옮김), 문예출판사 1997년 가을에 이 책을 구입했으니까, 벌써 6년이 지나고 있는 셈이다. 대학 4학년이었으리라. 대학 도서관 구석진 곳에서 문고판으로 나와있는 이 책을 읽었다. 그 문고판 책에는 '오스트리아 어느 도시에서의 청춘'이 첫 번째로 실려 있었는데, 그 때, "쾌청한 10월, 라데츠키 가로부터 오노라면 우리는 시립 극장 옆에서 햇빛을 받고 있는 한 무리의 나무를 보게 된다. 열매를 맺지 않는 저 검붉은 태양의 벚나무 숲을 배경으로 하고 서 있는 첫 번째 나무는 가을과 함께 불타올라, 천사가 떨어뜨리고 간 횃불처럼, 어울리지 않게 금빛 찬란한 얼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지금 나무는 불타고 있다. 그리고 가을 바람도 서리도 나무의 불을 끌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