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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점심을 간단하게 햄버거로 처리하고 도로를 걸었다. 작은 분수와 가로등에 달라붙은 채 갓 핀 꽃을 보여주고 있는 화분들을 보면서 참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점심 시간 길가로 쏟아져 나왔다가 다시 사무실로 향하는 사람들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지만, 그 웃음도 참 비현실적이었다.


모두, 우리들의 비극적 상황을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 모른 척할 것이고, 모른 척 하던 사람들이 다 죽고 도시는 폐허가 될 것이다.

이런 도시는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실크로드를 따라가다 보면 많이 만날 수 있다. 이젠 성채만 남아 부서지는...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과거는 과거의 기준으로만 세상을 바라본다. 변화를 거부한다. 세상은 변하지 않고 정지해있다. 그들은 마치 파르메니데스의 후예들 같다. 아직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믿고 있다. 자리는 고정된 것이고 사람은 변하는 것이니, 고정된 자리에 사람을 끼워맞추면 된다.


하지만 한국이 이토록 엉망이 된 것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실은 정 반대다. 자리에 맞는 사람을 만들 수 있는 교육(훈련)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그런 사람들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나는 비관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국가가 되기 위해선 몇 백년이 걸릴 것이고 그 사이 이름만 남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 ..





커피향은 은은하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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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장의 사진, 몇 줄의 문장, 몇 개의 단어, 혹은 유튜브에서 옮긴 감미로운 음악,으로 내 삶을 포장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진 못했다. 점심 식사를 하고 한강시민공원까지 걸어나갔다. 더웠다. 근처 직장인들은 빌딩 앞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고 짙게 화장을 하고 곱게 차려입은 처녀는 향수를 뿌린 흰 와이셔츠 총각을 향해 윙크하며 미소 지었다. 하지만 평일 점오의 한강변은 텅 비어 있었다. 멀리 강변북로가 보였고 서쪽으로 흘러가는 강물 위로 유람선이 지나갔다. 이상하고 낯선 모습이었다. 원래 이런 모습이었겠지만, 이게 자연스러운 풍경이겠지만, 약간의 공포가 밀려들었다. 





지나치게 낯선 풍경은 이국적이나,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다가와 우리를 두려움와 공포로 둘러싼다. 어쩌면 그건 그건 이 세상에 어제까지 있던 모든 사람들이 사라졌을 때의 그런 것과 비슷해 보인다. 


그렇게 이 지구에 인간들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평화로울까. 지구 상의 모든 존재들이 원래 있던 그 자리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제서야 도시의 비둘기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감각으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지구 창조의 순간이 가졌던 평화를 연상시킬 것이다.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기묘하고 이상한 평화. 


그리고 우리들 중 누군가가 그 평화를 경험하는 순간, 숨막히는 듯한 공포를 느낄 것이고 우리의 사랑은 산산조각날 것이다. 지금 우리를 지탱하는 사랑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깨닫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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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 식사를 하며, 소주를 마시며, ... 토요일 출근 풍경은 이루어졌다. 어찌된 일인지, 직급이 올라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내가 떠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직접적인 불만은 아니고, 일이란 어떤 것이고 어떻게 대하고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 원칙을 떠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종의 압박 비슷한 것이다. 


그만큼 불만이 많은 셈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한 달에 두 세 권 이상의 책을 읽고 다양한 잡지와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습득하려고 노력하는데, 입사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놀면서도 책을 거의 읽지 않고 읽는 경우에는 가벼운 소설책이거나 자기계발서가 전부다. 


아찔하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전문적인 능력이 아니라, 전문적인 능력을 언제 어디에서나 습득할 수 있는 태도다. 그리고 나는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묻는다. 하지만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는데, 왜 작은 회사에 들어오려고 할까 묻는다면, 할 말은 없긴 하지만. 


몇 달째 면접을 보고 있는데, 오는 사람도 없고 마음에 드는 사람도 드물다. 


점심 식사를 하며 소주 한 잔. 나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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