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는 언제나 선행하는 무질서를 가진다. 그리고 그 질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지고 다시 무질서가 도래한다. 우리가 이성(reason)이라고 부른 것의 역사는 고작 몇 백 년도 되지 않으며, 그 이성대로 살았던 적은, 그 이성의 빛이 전 세계에 고루 비쳤던 적은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다. 데카르트 시대에 이미 반-데카르트주의자가 있었다. 현대의 반-데카르트주의는 일군의 영국 철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길에 편승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어수선한 마음이 지나자,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어수선해졌다. 어수선한 마음이 지나자, 어수선한 사람들 간의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모든 사람들은 제 갈 길을 갈 뿐이지만, 누군가는 교통 정리를 해줘야만 한다. 마치 이성처럼. 칸트가 열광했듯이, 뉴튼이 그런 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