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미완성교향곡

지하련 2009. 5. 11. 23:50





몇 주 동안 저녁마다 약속이 있었다. 이번 주도 마찬가지다. 오늘도 약속이 있었으나, 캔슬되었을 뿐. 내일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내내 약속들이다. 그 사이 몸은 열기로 가득차,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흘렸다. 어렸을 땐, 몸이 차가웠는데, 나이가 들고 난 다음 후끈후끈거린다. 특히 여름엔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 속의 열기와 땀으로 견디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전 리뷰에서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을 좀 혹평하긴 했지만,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들에겐 추천해주면 좋을 책이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문장을 인용한다.

이처럼 한 영화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당신이 만든 영화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 신경을 쓰거나, 영화가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이러저러한 효과를 가지지 않을까 염려한다면 당신은 영화를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냥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어라. 아무도 그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40쪽에서.



정말이지, 한국의 예술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어제 오랜만에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을 들었다. 그리고 이틀 째 슈베르트의 이 곡만 듣고 있다. 아마 이번 주 내내 슈베르트만 듣지 않을까 싶다. '겨울나그네'는 지난 토요일 내내 들었으니... 불운한 생을 살았던 슈베르트의 감미로운 선율이라니, 너무 이율배반적이지 않은가.

종종 예술을 택한 내가 싫어질 때가 바로 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