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연말을 보내고 새해 연휴 땐 지나간 한 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해를 설계하려고 했으나, 결국 새해 설계, 혹은 각오를 채 세우지 못한 채 쫓기듯 2010년의 1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쉐아르님의 글에 화답하지도 못한 채 벌써 2주가 흐르고 있습니다. 2010년의 방향은 대강 잡았으나, 실패의 경험이 많아질 수록 계획이란 실행 가능성, 변화 가능성을 고려해 세워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계획 세우기가 참 어려워졌다고나 할까요.
그건 그렇고 또 작은 예술 행사를 준비하였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주말에 틈틈이 관여하여 준비한 것입니다. 오늘 오프닝인지라, 회사에는 휴가를 내고 행사 진행을 하였습니다.
역시 예술 전시의 보람은 작품의 수준이나 재미가 우선시된다는 사실을 또 느꼈습니다. 중학생, 고등학생들에게 즐겁고 재미있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주기 위한 행사였습니다. 작품의 수준이 예상 밖으로 높고 재미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 오후까지 3호선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장 세텍에서 진행됩니다. 주말에는 제가 있을 예정이니,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은 놀러오세요. 입구에서 저(김용섭 이사)를 찾으시면 무료로 입장 가능합니다. 혹시 중고등학생 자제분이 있으시다면 같이 오시면 더욱 재미있을 겁니다.
참가한 청소년의 작품입니다. 사진 작업인데, 재미있었습니다.
고등학생이 전시장 벽면에 선풍기를 달고 '아날로그'라는 단어를 제목에 붙였습니다. 선풍기는 제각각 바람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앞에 컴퓨터에는 디지털 작품이 보여지고요. 누가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할까요.
전시장 내에 '스토리'를 담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해 주었더니, '시간'이라는 테마를 잡아 전시를 구성하였습니다. 고등학생이지만, 스토리를 잡고 그것을 전시장 속에서 최선을 다해 표현해냈다는 점이 너무 신선했고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땐 그러질 못했거든요.
전시장 안쪽 카페테리아도 작품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선배들과의 만남이라는 형태로 미대 대학생들의 작품들도 전시했습니다.
오프닝 행사 때 축사를 하고 계신 김흥수 화백입니다. 거동이 불편하셨지만, 휠체어에 앉으셔서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참가한 청소년들에게 예술에 대해서, 열정에 대해서,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셨습니다.
오늘(13일) 시작한 행사이고 이번 일요일(17일) 오후까지 진행됩니다. 저는 주말(토/일)에는 전시장에 나가 있으니, 혹시 시간되시면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