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이론

발명의 대부분은 전쟁을 위한 것.

지하련 2010. 4. 8. 01:02

제목을 적고 보니, 인터넷도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범용화되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심지어 웹브라우저에 적용되는 암호화 기술들도 모두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되었으며, 요즘은 일반화된 암호화기술들 대부분이 예전에는 극비를 요하는 기술들이었다는 걸 보면, 피터 W. 싱어가 말했듯, 우리 인류는 전쟁과 매우 밀접한 문명과 문화를 구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발명하기를 좋아하지만, 발명은 대부분 전쟁을 위한 것이란 게 나의 무서운 깨달음이다.”

 

얼마 전 읽은 주간지에 실린 피터 W. 싱어와의 인터뷰는 나로 하여금 전쟁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라크에서 용병은 19만 명인데, 미군과 연합군을 모두 합친 18만 명보다 많다. 아프간엔 10만 명의 용병이 있는데, 전체 외국군 숫자와 비슷하다. 부시 전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자발적 연합(coalition of willing)을 요구했는데, 결과는 청구서의 연합(coalition of billing)이 되어버렸다.”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뀌고 전쟁반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합의가 늘어나더라도(과연 한국에서 가능할까? 심지어 믿기지 않는 통일이 되더라도), 군대는 한 나라의 힘을 상징하는 몇 안 되는 요소들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또한 이것은 인류 역사에서 한 번도 변한 바 없는 사실이다.

 

부족한 인원과 정치적 이유로 인해 용병제가 확산되고, 인간성을 이미 상실한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체계적으로 용병을 모집, 원하는 국가에 제공하는 용병 서비스 회사들이 생기고 있다. 이 얼마나 아찔한 사실인가.

 

최근에 읽은 기사들 중에 유독 이 기사가 계속 생각나서 이렇게 포스팅을 한다. 피터 W.싱어의 책은 이미 번역되어 있고, 관심 있는 이의 일독을 권한다. 나도 한 권 사서 읽어볼 생각이다.

 

 

전쟁 대행 주식회사 - 10점
피터 W. 싱어 지음, 유강은 옮김/지식의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