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사랑하는 손

지하련 2010. 4. 27. 16:51

 

 

 

사랑하는 손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안식

사랑한다고 너의 손을 잡을 때

열 손가락에 걸리는 존재의 쓸쓸함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평화


 

 

 

 

 

 

문득 최승자의 시를 떠올렸다. 지난 200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복되는 실패와 상처들 속에서 나는 성숙해지지만, 너덜너덜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마흔 가까운 나이에도 이렇게 민감하다니, … 후배가 , 아직 살아있구나라고 했다. 벗꽃 날리듯, 내 마음이 조각조각 흩어져 날리는 풍경을 보면, 한없이 슬프기만 한데 말이다. 그래, 나는 살아있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건 늘 상처입고 너덜너덜거릴 때일 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