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ents in Continuous Change
신소영 Shin, SoYoung 전
이화익 갤러리. 2011. 3. 2 - 3. 15
어린 아이의 얼굴만 봐도 절로 미소가 떠오릅니다. 누구의 시였던가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의 시 '무지개'에서 나온 문구네요. 시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가 번역본을 구하지 못한 관계로..)
The Rainbow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얼마 전 본 전시에서 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이 가득 담긴 작품들을 보았습니다. 여러 번 대형 전시에서 본 적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그 때에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만, 이번에는 한 곳에서 이 젊은 작가의 여러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신소영 작가는 아직 서른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에는 어린 아이의 호기심 어린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그런데 그 순수함만 있다면 그녀의 작품은 그저 평범한 작품으로만 머물렀을 것입니다. 작품을 천천히 살피면, 문득문득 제 젊은 시절의 반항 같은 것이 떠오르곤 하였습니다.
‘젊은 시절’이라는 표현이 참 애매하네요. 그게 열 살 무렵인지, 스무 살 무렵인지 가물가물하지만, 저 거대한 바깥 세상이 한참 잘못 되었다는 생각에 우습게 보이기도 하고 기성 세대가 하는 일이라곤 모든 게 틀린 것이라고 여겼던 시절이었습니다. 나만 있던 세계에서 나 이외에 누군가가 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 동시에, 나 이외의 누군가들은 다 틀렸다고 여기던 시절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소영 작가의 작품 속에는 그런 마음이 숨어 있습니다. 지금 보면 철없는 마음이었지만, 동시에 순수함으로 용서할 수 있는 도전과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습니다.
신소영.어떠니.162.2x130.3cm.oil on canvas-2011.
하나의 작품은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신소영 작가의 작품은 어린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그 속에서는 어린 아이의 과거, 현재, 미래를 표현하고 있으며, 언뜻 무표정해보이는 얼굴 속에 그 어린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화상이 숨어 있지요.
그림도 잘 그렸지만, 어린 아이 속에 숨어있는, 기성세대 되어버린, 혹은 되어가는 모습을 숨겨놓은 탓에 작품은 볼수록 애잔해 집니다. 이미 답없는 기성 세대가 되어버린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신소영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네요.
알림)
- 인용된 작품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작가에 있습니다. 대신 작품 이미지를 구한 곳의 출처를 밝혀둡니다.
이화익 갤러리: http://www.leehwaikgallery.com/
아주경제신문 기사: http://www.ajnews.co.kr/view.jsp?newsId=20110223000199
- 전시 리뷰를 쓸 때면 작품 이미지 때문에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닙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작가나 갤러리 관계자들 분들께서는 오픈 예정인 전시의 보도자료나 작품 이미지를 메일로 보내주셨으면 해요. 이 전시를 보고 난 뒤에 갤러리 큐레이터에게 보도 자료를 좀 부탁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 본 전시 리뷰는 제가 준비 중인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도 올라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난생 처음 대화체의 전시 리뷰를 적어보았습니다. 적고 보니 낯 뜨겁네요. 하지만 현대 미술이 어렵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은 듯 하여 스마트폰에 올라가는 리뷰나 글은 이렇게 쓸 예정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