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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듣는 부드러움이었다. 음반이 많아지다 보면, 몇 년에 한 번 들을까 말까 하는 음반이 생긴다. 결국 1년에 듣는 음반들을 세어보면, 100장 남짓 되려나 싶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말처럼 제어하기 힘들어, 다 읽은 책을 버리지 못하고 음반도 버리지 못한다. 어느 때는 내가 이 책도 가지고 있었구나, 이 음반도 있네 하는 식이 된다. 참 미련스럽게도, 아무 것도 버리지 못하는 습성을 보면, 내 직업은 딱 수집가, 그것도 박물관이나 도서관의 직원이 딱 인데.
어제 서재를 정리하면서 음반들도 함께 정리했다. 그러다가 한 두 번 가볍게 들은 바 있는 알랭 마이에라스 트리오의 시디를 꺼내놓았다. 실은 시디 자켓은 제법 근사하게 빠졌는데, 음악이 전혀 기억나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재즈는 처음 들을 땐 너무 밋밋하고 흐느적거리며 말랑말랑해서 실망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세 번 듣다 보면 어느 새 마음은 재즈 선율에 잠기고 몸은 풀어지고 음악에 집중해 듣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아름답게 수놓는 배경 음악인 셈이다. 편안해지고 감미로워진다. 마치 봄날 햇살이 비치는 대기처럼
봄이 늘어지는 … ‘6월의 파리’
빛을 부드럽게 하고, 축제의 공기를 온화하게 한다.
부드럽게, 여름의 페이지를 연다.
부드럽게, 사랑의 깊은 곳으로 더 가까이 오게 한다.
- Alain Mayeras
빛을 부드럽게 하고, 축제의 공기를 온화하게 한다.
부드럽게, 여름의 페이지를 연다.
부드럽게, 사랑의 깊은 곳으로 더 가까이 오게 한다.
- Alain Mayer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