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 아래의 지친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을 책 한 권. 몇 주 전부터 프린트해놓고 읽지 못한 여러 저널의 기사들. 영문 비즈니스 저널 한 권과 몇 달째 쓰고 있는 노트. 그리고 재즈.
내가 알고 있는 재즈 중에서 가장 프리하면서도 극적인 도입부를 가진 음악. India.귀에 오래된 이어폰을 끼고 존 콜트레인와 에릭 돌피가 수놓는 극적인 긴장감을 즐겼다. 지하철 역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이번 지하철역에서 다음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지하의 공간 안에서, 그 긴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내 평범한 일상은 시작되었다.
유투브에서 음악을 옮긴다. 이렇게 콘텐츠를 쉽게 구하지 못했던 지난 날엔 어떻게 살았던 것일까. 반대로 이렇게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자, 콘텐츠의 가치는 더 떨어지는 느낌이다.
존 콜트레인의 Impression 음반은 한국에는 없고 미국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존 콜트레인의 다른 명반들도 많은 탓에 이 음반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이 음반은 나에게 재즈의 힘을 알려준 몇 되지 않는 음반이었다.
오랜만에 재즈의 힘에 빠져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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