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10월 하늘, 닫힌 마음

지하련 2011. 10. 25. 15:34

(가지고 있는 폰으로 오늘 하늘을 찍은 사진임)


이 색깔은 ... 도시마다 다를까? 계절마다 다를까? 바람에 따라 달라지고,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질까? 그래서 이 색깔은 계속 달라져 형체도 없이 사라질까?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내가 알지 못하는, 내가 닿지 못하는, 끝내 나를 향해 열어주지 않을 색으로 둘러쳐진 채, 말없이 흔들거렸다, 내 몸이. 

하루에 버스가 두 번 들어오던 1970년대 후반의 창원 어딘가에서 가을 바람과 대화하는 법을 잃어버린 나는 스산한 가을 바람이 불 때면, 까닭없이 그립고 안타깝다.

어느 새 나도 닫히는 법만 배웠다, 거대하고 거친 도시에서. 닫힌 사람들 속에서 스스로를 닫는 법만 배우는 우리는 이제 문을 여는 법, 마음을 여는 법, 대화를 여는 법을 잃어버렸고, 21세기에 들어서자, 마지막으로  닫힌 우리는 더 이상 낯설어하지 않게 되었다.

저 색깔은 ... 닫혀 있는, 너무 익숙한, 그래서 가치없는 색이다. 하늘색이다. 세계 최초로 소리 없이 활자를 읽었던 수도사에게서부터 데카르트와 라이프니츠를 지나, 우리는 그렇게 닫혀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