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4 2

1월, 일상.

한 해, 한 해 흐를수록 예상치 못한 몸의 변화, 마음의 변화가 어색해지고 슬퍼진다. 마음은 늙지 않고 몸만 늙고 세상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건 아닐까 염려가 된다. 영화 같지 않은 인생이지만, 영화처럼 이런 저런 일들이 일어나면, 정신없다. 조직의 문제는 늘 스트레스다. 지난 목요일엔 두 명이 그만 두겠다고 말했다.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의외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로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예전같이 글을 쓸 수도, 잘 쓰지지도 않아 매번 꽉 막힌 마음들은 어두운 검은 벽으로 가서 탁, 턱, 탁, 턱 하고 부딪히기만 한다.    동굴같은 서재에 종일 앉아 있다가 나갔더니, 집 안 가득 황혼의 햇살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등을 지고 사진을 찍었다. 내 그림자가 보였..

크랙업 캐피털리즘, 퀸 슬로보디언

크랙업 캐피털리즘 - 시장급진주의자가 꿈꾸는 민주주의 없는 세계퀸 슬로보디언(지음), 김승우(옮김), 아르테   2024년 읽은 최고의 책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관계를 흥미롭게 탐구하며 앞으로의 다소 어두운 전망을 쏟아낸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이야기할 때, 나는 민주주의 자체가 가지고 있는 허약함 같은 것이라 여겼다. 가령 대중의 지혜가 아닌 대중의 무능력함이 표현될 때라든가(대표적으로 지난 대선 때 2번을 찍어 한국을 퇴보시켰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계엄을 선포해 나라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것이나 국민의 힘이라는 정당명을 내란의 힘이나 국민의 짐으로 변경해도 모자랄 지경인, 어리석한 행동을 아직도 보여주는 정당을 보면서 민주주의란 유지하기 어려운 정치 시스템이라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