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만, 연주회를 자주 보러 가는 편은 아니다. 유명 연주자의 공연 티켓값은 직장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비싸고, 몇 번 갔던 국내 연주자나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너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더 황당한 것은 수시로 실수를 해대는 그 연주회에서 관객들은 연신 '앵콜'을 외쳤다. ㅜㅜ. 논리적으로 도대체 납득할 수 없었고 그 이후론 발을 딱 끊었다.
종종 예술의 세계에서는 혹독한 비판만이 살 길을 제시하는 법이다. 그건 금전적인 것과는 무관한 것이며, 일종의 신념이고 태도이다. 정치적인 것과도 무관하며 도덕적인 것과도 무관한 것이다. 마치 현실 세계와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어떤 세계라고 할까.
하지만 한국에선 혹독한 비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문학 작품의 완성도를 논하지 않고 그 누구도 연주의 형편없음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는다. 마치 국회의원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여 국민을 왕따시키듯이 한국의 작가들과 예술가들도 그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도 예술 작품에 대한 혹독한 비판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우습게도 그건 예술 작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 창작자의 돈 문제이거나 정치적 성향, 혹은 때때로 여자/남자 관계 문제다. (정말이지, 너무 끔찍해서 견딜 수 없는 ... 만일 그래야 한다면, 우리는 교과서에서 무수한 철학자, 작가, 예술가들을 지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내가 전문 창작가의 길로 가지 않은 사실은! (그 길로 갔다면 나도 그들만의 리그 속에 포함되었을 것이다. 아마도 초반에는 심한 왕따를 좀 당하다가 견디지 못한 채 리그 포함 수순을 밟았겠지)
최근 서울시향과 정명훈이 논란의 중심에 올라갔던 모양이다(바쁜 직장인이 이런 사실을 알 턱이 있나). 나는 그 사실을 작곡가 진은숙의 글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구구절절 옳은 이야기만 적은 그 글을 읽고, 도대체 교과서적인 내용을 읽으면서 왜 내가 감동을 받고 있나 하는 생각에, 한국이라는 사회가 슬퍼졌다.
(첨부한 파일은 http://curtaincall.tistory.com/106 에서 가지고 온 파일입니다. 다른 곳에서 진은숙 작곡가의 글을 읽었는데, 그 글은 발췌문이었군요. 의외로 분량이 긴 장문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