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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중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 아니면 사회주의 사회인가?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뭐라고 대답할까? 몇 명은 사회주의를 가장한 자본주의라고, 또다른 몇 명은 시장 경제 체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은 사회주의 국가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또는 도리어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고 묻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되물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도 중국은 공산당이 정치의 중심에 있고 사회주의적 가치가 국가 통치의 기본이다. 정치적으로 사회주의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시장경제)라는, 매우 낯선 시스템이라고 할까. (어쩌면 중국 앞에서 좌파, 우파의 구분도 무색해 질 지도 모른다.) 


이러한 현대 중국의 정치-경제 체제는 2012년의 우리들이 보기에도 신기한데, 수 십 년 전 중국 국민(인민)들의 눈에는 어떠했을까? 


사회주의 앞에서 모든 것이 희생되던 시기에 태어난 왕광이(Wang Quangyi)의 눈에는 당황스럽고 이해하기도 전에 받아들여야 하는 기묘한 현실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작품들은 그의 이러한 당혹감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아마도 그의 작품이 인정받게 된 것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고민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의 예술이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에게 세계적인 유명세를 안긴 '폴리티컬 팝'이란 어떤 의미일까?

"사회주의에서 자라왔고 유토피아 이념을 세뇌받으며 자란 세대인 나에게 눈 앞의 현실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두 개의 큰 물줄기로 보였다. 단지 중간적인 입장에서의 딜레마를 표현한 것이지, 어느 쪽이 옳고 그른가를 비판한 것은 아니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충돌과 공존, 그러나 세상은 나의 그림을 현실비판으로 받아들였다. 서로 자신의 입장으로 작품을 보니 복잡해지는 거지. 평론가들의 오독이었다." 

- "중국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볼 뿐, 나는 중국의 워홀이 아니다.", 중앙선데이 2011년 10월 9일자 인터뷰 중에서 





1957년 하얼빈 태생의 왕광이는 정치적 팝아트로 중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 중 한 명이다. 그는 사회주의 체제 하의 정치 선전물에 자본주의를 뜻하는 상업 광고나 브랜드를 결합하여, 자본주의를 향한 개화개방 정책을 펼치던 중국 현실을 매우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위의 인터뷰에서 왕광이는 현실 비판이 아닌, 그 애매모호한 뒤섞임, 중복, 대결 등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서구의 시각에 보자면 기울어져가는 정치적 예술 위로 상업 브랜드가 겹치는 듯하기만 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자본주의의 출발점이 된 리더로 예수로 꼽았다는 점이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이 먹고도 열 두 바구니가 남았다는 성경 속 이야기야말로 물질 중심 사상의 시초가 아니냐"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 "중국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볼 뿐, 나는 중국의 워홀이 아니다.", 중앙선데이 2011년 10월 9일자 인터뷰 중에서 





표현 양식은 단순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의 작품은 현대 중국을 넘어서 1990년대 이후 이념 갈등이 자본 갈등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중국에서도 이제 이념보다는 자본이 중요하듯이. 즉 정치적 혼란의 메시지가 이제는 시장 경제 체제 내에서의, 해외 자본과 국내 자본과의 전쟁을 보여준다고 할까. 2012년의 내가 보기엔 그렇게 왕광이의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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