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나티 우타릿(Natee Utarit), 갤러리 현대

지하련 2013. 12. 24. 13:11


Natee Utarit 나티 우타릿 

2013. 10. 10 - 11. 3 

Gallery HYUNDAI  





1970년생 태국 화가 나티 우타릿은 서구의 눈에서 보기에 너무 익숙하다. 동아시아 미술이 서 있는 지점을 희극적으로 작가 스스로 보여주는 건 아닐까. 중국의 왕광이가 자신만의 화법으로 팝 아트를 비틀어, 현대 중국의 이념적 지형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과 달리 나티 아타릿은 서구의 화법에 자신의 몸을 숨기고 태국을 드러내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리 서구적 화법으로 포장한 한국 작가의 작품을 가지고 외국에 나간다고 한들, 그 속에서 지역성(locality)을 읽어내듯, 태국 화가의 서구적 작품 속에서 그 지역성을 읽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는 그 속에서 도리어 과감하게 지역성을 드러내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다. 


어쩌면 아시아 현대 미술이 가지는 어떤 한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타자의 화법을 빌려오는 행위 말이다. 이 기묘함에 대해 세계 미술 관계자들이 화답하였고, 한국에까지 와서 전시를 한 것은 아닐까 하고. 


결국 이러한 표현 방식의 문제는 정치적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아시아 미술의 정체성을 다시 묻게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현대 태국의 문제들과 그것에 대한 해석까지도. 





All Things Truly Wicked Start from Innocence, 130x114cm, Oil on linen, 2013

(출처: 갤러리 현대)



 

Saying the truth is a suicide, 2012, Oil on linen , 90 x 100 cm

(출처: http://www.arndtberlin.com/website/artist_9828)



Innocence is Underrated. Oil on linen.180×160㎝

(출처: 갤러리 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