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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필립 모리스는 1978년 청량음료회사인 '세븐업'을 인수한다. 필립 모리스는 '일부 유통 채널이 동일하고, 마케팅 그룹도 양사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각주:1]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인수는 실패로 결정난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자사의 유통망 위에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를 올리면 된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런 생각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담배 유통/판매와 청량 음료 유통/판매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이고 전혀 다른 사람들이 전혀 다른 문화 위에서 움직인다. 필립 모리스는 결국 세븐업을 1986년에 재매각한다. 


그들은 이 실패를 경험하면서, 세븐업 매각하기 1년 전, 1985년 제너럴푸즈(맥스웰하우스커피와 버즈아이 냉동식품으로 잘 알려진 식품회사)를 인수하고 1988년에는 치즈와 식료품 제조업체인 크래프트를 인수한다. 그들은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도전으로 성공하고, 현재 필립 모리스의 모그룹은 '알트리아(Altria) 그룹' 매출의 3~40%는 비담배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각주:2] (아직도 많은 기업들과 기업인들은 실패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 똑똑한 실패야말로 참으로 귀중한 것임을!)


신규 사업 진출과 사업 다각화에 대한 욕심은 모든 기업인들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은 말처럼 쉬운 것일까. 포스코경영연구소에서는 작년 7월 24일 흥미로운 보고서 하나를 배포했다. 그 보고서는 <기업 장수 비결은 변신과 질적 성장>. 이 보고서에서 박재범 수석연구원은 듀폰과 지멘스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끊임없는 사업 변신과 질적 성장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1802년 화약 업체로 시작하여 오늘에 이른 듀폰은 1992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정유, 화학, 섬유 사업군을 버린다. 무모한 사업 다각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의 결과였다. 그러나 듀폰이 무려 210년이나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들 스스로 자신의 핵심 역량이 어떤 것인지 알고, 이를 끊임없이 강화하고 화확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R&D를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즉 본업에 충실했던 것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조정과 함께, Risk Intelligence 체계를 마련하여 위험 요소와 기회 요소를 통합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금융 위기 때에는 사전에 이를 파악하고 6주 만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멘스도 듀폰과 비슷하다. 2001년 매출의 51%를 달하던 정보통신 및 기타 부문을 없애고 축소하여 2011년 현재 4% 밖에 되지 않는다. 사업 다각화가 아니라 사업 축소와 고도화를 한 것이다. 지멘스는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및 Long-term Life-cycle 사업 증심으로 지속적인 포트 폴리오 재편을 추진했고, 특히 Picture of Future(PoF)라는 고유의 미래 예측 연구 기업을 확립하여 포트폴리오 재편에 활용하고 있다. 즉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셈이다.[각주:3] 


내가 이 리포트를 흥미롭게 읽고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까지 하게 된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신규 사업 진출과 사업 다각화 전에 먼저 본업에 대한 핵심 역량 확보, 지속적인 R&D가 있어야 한다는 점! 그런데 내가 아는 많은 종소기업인들은 자신들의 본업이 가진 경쟁력이 사라지고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이유로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 사업 다각화를 무모하게 추진하고 있었다. 실은 그들의 본업이 사업의 Life-cycle 상 수익성 악화 기조가 지속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수익성이 악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할 수 있어야만 한다. 즉 그들의 본업에 대한 경쟁 우위를 가지지 못했던 것이다. 운 좋게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 사업 다각화에 성공할 수 있을 지 모르겠으나, 핵심 역량을 확보하지 않는 한 지속적인 사업 성장은 어렵다. 


2. 

Risk Management의 중요함이다. 듀폰과 지멘스는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맞추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왔다. 이는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마찬가지다. 무모한 투자는 대응하기 어려운 위험을 가져온다. 반대로 무모한 투자를 통해 급격한 성장을 불러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급격한 성장이 좋은 걸까? '기업의 성장 전략이 효과가 있다면 조직이 커질수록 복잡성과 함께 다양한조직의 사업 단위를 조율하는 어려움 역시 늘어난다.' [각주:4] 작은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면 사업/조직의 성장도 난관들 중의 하나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많은 기업인들은 사업의 성장을 위험 요소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3.

끊임없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신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말로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신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은 많은 기업들과 조직들이 매각되고 통폐합되었고 이 과정 속에서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어버리거나 다른 기업으로 옮겼을 것이다. 나는 쉽게 신사업을 고민하는 이들을 너무 많이 만났다. 사업가들이라면 이는 당연한 욕구다. 하지만 그들의 성급한 의사결정으로 인해 많은 구성원들이 상처입는 모습을 본 터라, 신중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만 하다. 




포스코경영연구소에서 발간하는 리포트들이 모두 철강 산업에 국한된 것이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귀중한 지식을 담은 리포트들도 발간하고 있으니, 자주 방문하여 리포트를 읽으면 좋다.





 





  1. 1) 로렌스 G. 히레비니액, <<실행이 최고의 전략이다>>, 165쪽(럭스미디어, 서울) [본문으로]
  2. 2) http://en.wikipedia.org/wiki/Altria 2006년도 자료이나, 그 이후로도 매출 비중의 차이는 있으나, 30% 수준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문으로]
  3. 3) 박재범, <기업 장수 비결은 변신과 질적 성장>, Posri 보고서, 포스코경영연구소, 2013.07.24. [본문으로]
  4. 4) 로렌스 G. 히레비니액, 위의 책, 168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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