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소식
파울 첼란
이제는 아무도 밟지 않는,
에둘러 가는 백리향(百里香) 양탄자
종소리벌판을, 가로
질러 놓인 빈 행(行).
바람이 짓부수어 놓은 곳으로는 아무 것도 실려 오지 않는다.
다시금 흩어진
말들과의 만남, 가령
낙석(落石), 딱딱한 풀들, 시간.
- 전영애 옮김, <<죽음의 푸가>>(민음사) 중에서
이렇게 다시 시집을 읽을 줄 알았다면, 그 많던 시집들을 버리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외국 시를 읽게 될 줄 알았다면, 지금 나오지 않는 번역 시집을 사두고 버리지 말 걸, 이렇게 외국 시의 아름다움을 즐기게 될 줄 알았다면 외국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 둘 것을...
이번 주 내내 파울 첼란의 시를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