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비즈

환율의 미래, 홍춘욱

지하련 2018. 1. 20. 13:26



환율의 미래

홍춘욱(지음), 에이지21, 2016년 




'시장을 보는 눈'이라는 블로그로도 유명한 홍춘욱의 <<환율의 미래>>를 읽었다. 자주 그의 블로그에 들어가 읽기도 하고 가끔 실리는 신문 칼럼들도 읽기도 하는데, 경제 현상이나 투자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의견과 쉽고 명확한 서술이 돋보이는 전문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까지 나는 경제학이나 경제현상의 이해에 대해선 문외한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 수준은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실은 의외로 이 책이 너무 쉽게 읽혀 다소 의아스러웠다고 할까. 어쩌면 저자의 쉬운 서술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이 책은 환율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이를 둘러싼 기업 경영과 투자 환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씌여졌다. 그래서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환율을 둘러싼 주요 포인트를 짚어주고 있어 환율이나 외환 금리,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된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업 투자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채찍효과(Bullwhip effect)과 환율과의 상관관계는 매우 흥미로웠다. 


채찍효과(Bullwhip effect) - 채찍의 손잡이 부위를 몇 센티미터만 움직여도 채찍의 끝부분이 몇 미터 이상 움직이듯, 공급사슬의 가장 끝에 위치한 기업이 공급사슬의 중간에 위치한 기업보다 월등히 큰 수요의 변화를 겪는 현상 (141쪽) 


즉 선진국 경기 전망에 따라 한국 등 개도국 사정도 달라지는데, 여기에는 시차가 존재하면서 동시에 채찍효과와 같이 매우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는 선진국 경기가 좋으면 한국 등 개도국 자산에 투자하며, 반대로 선진국 경기가 나빠지면 한국 등 개도국 자산을 집중 매도하는 것이다.(152쪽) 


글로벌 경기의 변동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소비'다. 그것도 미국 등 선진국의 소비다. 이걸 이해하면 한국 등 개도국 경제가 왜 그렇게 자주 경기 침체와 상승을 경험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미래 경기의 변동을 예측할 수 있다. (131쪽) 


외국 투자자들이나 기관 투자자들의 흐름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자주 쉽게 투자손실을 입곤 하는데, 환율과 세계 경기 흐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으면 예측할 수 있겠다. 그리고 중국이나 인도가 많은 인구로 큰 소비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는 하나, 이 나라들의 소비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데, 그만큼 소비 비중이 낮다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권으로 성장했지만, 2013년 기준 중국의 저축률은 무려 49.5%에 이른다. (131쪽)


특히 선진국(특히 미국)의 실질 소비자 지출이 매우 중요해서 세계 경제나 기업 활동, 환율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명확히 알게 되었다. 


먼저 소비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0 ~ 6개월 뒤 기업의 생산이 증가한다. 그리고 생산 증가가 6 ~ 12개월 이상 진행되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서서히 설비 투자 및 신규 고용이 재개된다. 물론 유휴 노동력이 많지 않다면 이 과정에 임금 상승까지 나타나, 경제는 본격적인 호황국면에 접어든다. 반대로 실질 소비지출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생산 감소가 뒤를 따르며, 이후에는 자본 지출 및 고용까지 감소하는 본격적인 경기 후퇴가 진행된다. 즉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 소비의 변동이며, 그 이외의 요인은 부차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138쪽 ~ 139쪽) 


환율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이와 관련된 투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환율의 미래 - 8점
홍춘욱 지음/에이지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