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문학

데이비드 밴 David Vann 인터뷰 중에서 (Axt 2017. 11/12)

지하련 2018. 6. 13. 15:52


<<Axt>>를 가끔 사서 읽는다. 얼마 전에 한 권 샀다고 생각했는데, 작년 겨울에 산 것이었다. 그 사이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버렸다. 아. 


데이비드 밴David Vann이라는 미국 소설가의 인터뷰가 실렸다. 그의 번역 소설을 보긴 했지만, 읽진 않았다. <<Axt>>라는 잡지가 출간되었을 무렵 자주 사서 읽었으나, 지금은 거의 사지 않는다. 사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사놓고 읽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읽을 것들이 너무 밀려있기 때문에. 좋은 잡지이긴 하지만. 


데이비드 밴이라는 소설가와의 인터뷰 중 흥미로운 몇몇 구절을 옮기고 메모해둔다. 흥미로운 관점이다. 풍경 묘사와 가족 이야기. 소설을 쓰는 이들에겐 꽤 유용한 조언이 될 수도 있겠다.  


"나는 소설을 쓸 때 항상 인물과 장소에 집중한다. 인물의 정신은 대체로 풍경 묘사를 통해 그려지는데, 이는 내면의 삶을 발견하는 간접적인 방법이다. 책의 후반에서는 아버지가 주변의 숲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통해 아버지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했다. 또한 소설에서 인물은 드라마를 통해, 즉 엄청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를 통해 드러난다. 우리가 어비지에 대해 아는 것은 대부분 아들과 주고받은 말과 행동을 통해서다." 


"나는 학생들에게 "가족을 제단에 올려놓고 도끼를 휘두르라"라고 말한다. 나는 그리스 비극을 쓰는데 그리스인들은 가족이 우리를 만들고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2500년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 현대의 치유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우리가 어떻게 해서 망가졌는지 이해하지 않고서는 다시 온전해질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해보라. 책은 의식이 없지만 살아있으며 이 책이 무언가를 하려 한다고 말이다. 작가의 첫째 임무는 책이 하려는 일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


"영국과 미국의 문학 시장은 정말이지 전혀 다르다. 영국에서는 주목받는 책의 범위가 넓으며 다양한 주요매체(BBC 프로그램, 여러 신문과 집지, 문학 축제 등)에 서평이 실린다. 미국은 인구가 더 많지만 문학 시장은 더 협소하다. 문학 작품을 다루는 매체는 놀랄 만큼, 부끄러울 만큼 적다. 서평으로 책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문은 오직 하나, <<뉴욕 타임즈>> 뿐이다. <<워싱턴 포스트>>같은 신문에서 내 책을 극찬했는데도 미국 내 판매량에는 조금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애석한 일이다."


"내가 물려받은 유산은 두 가지다. 나는 그리스 비극을 쓰는 신고전주의 작가다. 내가 그리는 인물은 무의식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행동을 하며,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다. 또한 나는 미국의 풍경 묘사 전통에 속해 있다. 외부의 자연 풍경을 묘사하면서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기본적으로 풍경을 통해 그리스 희곡을 쓰는 작가다. 풍경 묘사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주는 최고의 작품으로는 코맥 매카시의 <<핏빛 자오선>>, 애니 프루의 소설, 매릴린 로빈슨, 토니 모리슨, 플래너리 오코너, 캐러신 앤 포터 등이 있다. 하지만 매카시와 프루는 드라마와 비극에서는 죽을 썼다. 오코너는 인물 간의 극적 갈등을 그리는 솜씨가 최고다." 

- <<Axt>>(2017. 11/1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