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지하련 2018. 9. 16. 22:53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La Collection De La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2017. 5. 30 - 8. 15, 서울시립미술관 




현대미술의 흥미로운 장면을 보여준 전시였다. 특히 차이 구어치앙(Cai Guo-Qiang)의 거대한 작품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화약을 이용하여 제작된 그의 작품은 현대 미술가들이 어느 정도까지 매체와 표현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가를 정직하게 보여 주었으며, 그러한 고민이 현대미술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음에 대한 좋은 예시가 되었다. (아래 동영상은 차이 구어치앙의 작업 방식에 대한 영상물이다) 



Cai Guo-Qiang, 2007, gunpowder on paper, mounted on wood as six-panel screen, 233 x 463.8 cm, 2007,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Hiro Ihara



이불의 작품 <천지>는 구시대의 흔적을 드러내면서 그 당시의 고문, 억압, 자유의 박탈 같은 것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점에서 상당히 정치적인 작품이지만, 이러한 맥락을 알 턱 없는 젊은 관람객들에겐 신기하게 보여졌을 것이다. 지금은 보기 드문 욕탕의 모습이니. 


이불, <천지>


그리고 내 시선을 끌었던 작가는 모리야마 다이도Moriyama Daido였다. 이 전시에서 소개된 작품은 <폴라로이드 폴라이로드>였으나, 작품 이미지를 구하기 어려웠다. 주로 도시의 골목길, 거리,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으로 유명한 다이도는 특유의 시선으로 현대 도시들을 읽어내고 있었다. 작품집들도 많고 다양한 작품들을 인터넷으로 쉽게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사진은 현대 기술 문명을 선사한 최고의 예술 작품일 지도 모르겠다)


모리야마 다이도, 오사카


그 외 패티 스미스의 작품도 흥미로웠다. 최근 그녀의 산문집들도 몇 권 번역되어 나온 관계로, 우리에겐 꽤 익숙해진 이름이기도 하다. 


Patti Smith,


전시 리뷰를 거의 1년만에 쓴다. 실은 읽은 책 리뷰도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전시를 보러가기도 힘든 요즘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성실해져야 하는데 말이다. 이 리뷰는 일종의 자료 정리 성격이기도 하다. 다시 전시 팜플렛을 보니, 그 때 기억이 나서 살짝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이번 가을에는 몇 개의 전시를 꼭 보기로 스스로에게 다짐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