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한국의 언론

지하련 2020. 6. 2. 06:47


페이스북에 올린 메모를 조금 살을 붙여 올린다.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다들 아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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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사건 사고를 먹고 산다. 굶주린 언론은 작은 사건도 크게 부풀리며 경미한 사고도 심각한 사고인양 부각한다. 더 나아가 말초적이며 표피적인 표현에만 신경 쓸 뿐, 그 사건 사고의 깊은 분석이나 재발 방지책, 더 나아가 이 사회와 국가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나 걱정, 대안 제시나 비판적 실천에 대해선 그 어떤 역할도 수행하지 못한다. 도리어 잘못된 보도로 혼란을 초래하고 사회적 정치적 갈등만을 조장한다. 이것이 지금 한국 언론의 실체다. 끔찍하다. 

1차적으로 정확한 사실의 전달이 언론의 역할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부터 어긋나 있다. 2차적으로는 그 사실에 대한 의견 전달이다. 그런데 이 의견 대부분이 반대와 비난(비판이 아니라!)로 점철되어 있다. 그 다음은 없다. 있다면 (검찰이나 특정 정치적 이해집단으로부터의) 받아쓰기.심지어 최근의 기사들을 보면 글쓰기부터 안 된 경우도 눈에 띈다. 속도와 클릭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함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언론, 그리고 언론에 종사하는 이들도 다른 마음가짐과 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도 잘 모른다. 알 필요도 없다. 그러나 최소한 언론의 태생부터 현재까지, 그것이 가진 역할과 지향하는 가치라는 게 있었다. 그것이 사라지고 있음을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