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비즈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크리스 아지리스 외

지하련 2020. 12. 20. 01:15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크리스 아지리스 외(지음), 심영우(옮김), 21세기북스 


사둔 지 오래된 책이다. 손이 가지 않다가 최근에 읽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커뮤니케이션 관련 글들을 모은 책을 번역하였다. 영미권에서 몇 개의 중요한 비즈니스 잡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손 꼽히는 것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이나 논문이 실려, 나도 가끔 챙겨 읽는다. 최근에는 정기구독을 고민 중이다. 영어로 읽는 속도가 한글보단 아직 느린 탓에서 주저하고 있지만(영어로 읽을 시간에 한글로 몇 권 더 읽는 것이 더 효율적인 면도 있는 탓에). 


8개의 글이 실렸으며, 초반 몇 편의 글은 상당히 시사적이다. 


1. 듣는 것도 기술이다. 


비즈니스는 의사소통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의사소통은 글보다는 말 위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기업의 경영자들은 어떻게 말하느냐보다는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말의 효과가 달라진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18쪽)


훈련을 통해 듣기 능력을 키워라. (21쪽)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을 통해 듣기 능력을 키울 수 있으니까. 현재에도 듣기 능력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 이는 직장에 다니는 이들 뿐만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되는 많은 이들이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2. 부하직원이 솔직하게 보고하는 환경을 만들어라. 


대부분의 리더들은 판단형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이러한 회의에서는 아랫사람의 행동을 판단하는 상사의 힘과 권력이 강조된다. (42쪽) 


부하직원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기대치를 명확하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은 그 일을 직접 수행하는 사람에게 의사결정권을 주는 것이다. 회의의 목적(또는 목적의 일부)은 고나리자가 대안을 얻는 데 있다. 관리자는 계속 참여하는 역할을 하되 의사결정권을 가로채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관리자가 대안을 얻고 싶다면 먼저 검토 중인 아이디어의 장점을 언급하고 나서 자신이 발견한 결점을 지적해야 한다. (57쪽) 


회의시간에서 결국 리더가 결정하게 된다. 리더는 듣고 부하직원은 보고를 하고 토론을 하는데, 리더의 말은 일종의 결정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리더는 판단을 하기 보다는 듣고 분별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것은 상당히 쉽지 않다. 이는 리더의 문제일 때도 있고 반대로 부하직원의 문제일 때도 있다. 


3. 상사를 완전히 신뢰하는 부하는 없다. 


솔직함은 신뢰에 근거한다. 솔직함과 신뢰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63쪽)


'의사소통'은 항상 쌍방향이어야 한다. '지원'은 위급할 때 가깝고 도움이 되며 관심을 보인다는 의미다. '존중'은 권한을 주고 부하직원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공정'은 부하직원들에게 공로를 인정해주고 잘못을 엄밀하게 평가한다는 의미다. '예측가능성'은 행동이 우발적이거나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약속은 반드시 지켜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유능함'은 자신의 일을 알고 잘 수행한다는 의미다.(63쪽) 


상사, 리더가 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투명성은 신뢰를 가지고 온다. 종종 솔직하지 못함으로 인해 기업은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그리고 부하직원들이 솔직해지기 위해서는 리더가 먼저 그런 태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4. 변화하기를 원한다면 의사소통법부터 바꿔라. 


주요변화를 알려야 할 때는 가치를 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직접 대면하여 의사소통을 하고 많은 시간과 돈과 노력을 현장 책임자들에게 쏟아부어야 한다. (87쪽)


가치 전달을 중단하고 사실만 전달하라. 

가치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유일한 방법은 그 가치와 일치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89쪽) 


가장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은 비공식 일대일 대면 방식이다. (100쪽) 


기업들은 이미 많고 다양한 의사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방송, 인쇄물, 웹사이트 등등. 하지만 그냥 만나서 직접 이야기하라고 말한다. 가치 전달보다는 사실 전달에 주력하고 현장에서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고. 실은 나도 그렇게 말하고 실천한다. 만나서 이야기하라고. 제일 문제가 되는 게 전화로, 이메일로 중요한 의사결정이 담긴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이다. 그러다가 잘못되면 치명적이다. 저자들은 가치나 철학을 떠드는 매체들은 다 쓸모없다고 말하고 직원들은 그것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니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라고. 


하지만 이것 또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5. 대립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대립이 없다면 그룹은 효율성을 잃게 된다. 관리자들은 위축되기 쉽고 표면적으로만 화합이 된 것처럼 비춰진다. 대립의 반대는 대개 합의가 아니라 무관심과 이탈로, 이는 기업 와해의 주요 원인이 된다. 

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일한다. 활발한 토론을 위해 여러 대안을 개발한다. 목표에 집중한다. 유머를 즐긴다. 균형잡힌 권력구조를 유지한다. 합의를 강요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한다. (111쪽) 


당연한 말이지만, 공동의 목표를 향한 대립의 활성화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다른 것들이 완성된 후여에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6. 숙달된 무능함(Skilled Incompetence)을 극복하라.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은 개인의 자산이 된다. 당연하지 않은가? 어떤 경영자들은 동료들과의 대립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끝내 조직에 대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문제는 바로 그들의 숙련된 기술에 있다. 그 기술이란 내가 '숙달된 무능함'이라고 칭하는 것으로, 관리자들은 여기에 바탕을 두고 익숙한 행동(기술)을 사용하여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된다.(134쪽) 


다소 뜨끔했던 글이다. 나 또한 숙달된 무능함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닌가 되새기게 되었다. 이 글은 우리가 익히 장점, 또는 숙련된 기술로 이해하는 어떤 것이 일종의 무능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좋은 결과를 불러오나,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최근 내 상황은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것이 등장하고, 그것을 해결하면 예상치 못한 요구사항이 나타난다고 할까. 이 때 필요하는 것은 정치적 파국일 수도 있는데, 나는 그것을 시나리오에 넣지 않고 기존의 방식 - 대부분의 경우 좋은 결과로 이어진 행동을 하여 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는 상황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나머지 2개 글은 너무 오래된 글이라 지금 시점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익히 알려진 내용이었다. 


전체적으로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내용들이다. 그리고 결국 리더의 문제로 귀결된다.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에효.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 8점
크리스 아지리스 지음, 심영우 옮김/21세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