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예술사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 기둥

지하련 2021. 1. 29. 18:07

 

 

파일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이미지 하나. 그리스-로마 건축에서 기둥 양식을 정리한 것이다. 왼쪽에서부터 도리아식 - 이오니아식 - 코린트식으로 이어진다. 장식과 기교는 풍성해지고 기둥 높이도 올라간다. 그러다가 중세에 다시 사라지지만. 

 

양식의 구분으로도 의미가 있으나, 기둥 단독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니, 건축물 전체를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를 더 궁금하게 하는 것은 어떻게 이 기둥을 세우고, 그 기둥들 위로 천정을 올렸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론 초반 신전들은 목조였다. 그러다가 하부는 돌로, 상부는 나무로 지어지다가 나중에는 모두 돌로 지어졌다. 

 

기둥에 장식을 덧붙인다는 것은 그만큼 건축술에 여유가 생겼음을 뜻하기도 하고 동시에 본질적인 것 대신 기교에 치중하는 것이기도 하다. 건축은 본질적인 것을 지켜야만 되는 양식이긴 하지만. 건축 양식의 변화와 다른 예술 장르 양식의 변화를 비교하면 상당히 흥미롭다. 

 

쓰다 보니, 이야기가 길어진다. 기둥 양식과 건축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인데, 그럴 여유가 될 진 모르겠다. 오랜만에 미술 글을 올린다. 

 

 

Greek Orders. 

 

 

Order가 건축에서 주식(柱式, 기둥양식), 양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연대순으로도 도리아, 이오니아, 코린트 식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미술사를 양식사로만 접근하면 양식이 단순함에서 복잡함으로 전개되는 것으로 시간의 전후를 따진다거나 문명의 발달(혹은 진보)로 파악하려는 경향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잘못된 접근이다. 따라서 예술 양식을 볼 때는 무조건 예술의욕(kunstwollen)도 함께 파악해야 된다. 이렇게 파악할 때 예술사는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학문이 된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있는 책들 대부분이 양식사인 이유도, 딱 양식사까지만 할 때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