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우중산책

지하련 2021. 3. 2. 11:24

 

 

종일 비가 왔다. 

예전 남부 독일에서 맞았던 그 비를 닮은, 차갑고 무겁고 바람 섞인 겨울비가 내렸다. 

펼친 우산이 바람에 흔들렸고 머리카락 끝과 안경과 옷소매, 그리고 바지와 신발이 젖었다. 

그 비 위로 음악이 이어졌다, 끊겼다. 

바다는 높았고 북에서 남으로 쉼없이 흘렀다. 

저 흐름은 어쩌면 달의 부름에 바다가 응한 것일까. 

나도 한 때, 누군가의 부름을 한없이 기다리곤 했는데, 딱 오늘 같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