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이론

과학의 사회적 사용, 부르디외

지하련 2005. 3. 12. 11:38
과학의 사회적 사용 - 8점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조흥식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삐(피)에르 부르디외(지음), 조홍식(옮김), <<과학의 사회적 사용>>, 창작과비평사, 2002




부르디외의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던 단어 ‘장’(場, champ)에 대해 이해를 도와준 책이다. 역자도 언급하듯이 ‘이 책의 가장 커다란 장점은 체계적이지만 복잡하고, 논리적이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개념적인 부르디외의 이론들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20세기 후반 가장 중요한 사회학자들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부르디외는 한국에서도 이미 익숙한 학자다. 많은 책이 번역되어 나왔고 데리다나 들뢰즈와는 다른 매우 실천적인 학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더구나 데리다의, 문학적이긴 하나 아리송한 단어들이나 들뢰즈의 이해하기 힘든 개념어들의 나열보다 부르디외의 저서들은 한결 수월하고 재미있으며 ‘확실히’ 사회적이고 실천적이다.

그런데 왜 부르디외는 인기가 없는 걸까. 그가 만들어낸 단어들, ‘아비튀스’나 ‘문화자본’, ‘장’은 논리적이고 개념적이면서 실천적이다. 다소 복잡해보이는 체계주의자의 모습을 보이지만, 그 체계로 인해 현상이 왜곡되는 경우는 드물다. 도리어 유동적인 현상을 따라가며 그의 개념들도 움직이는 듯이 보인다.

부르디외의 다른 책이 다소 어려웠던 이들에게 이 책은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부르디외를 전혀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책보다는 다른 소개서가 낫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