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비즈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하련 2021. 7. 25. 23:58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지음), 리더스북

 

 

재테크란 애써 벌어들인 자산이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으려 애쓰는 행위이고, 때로는 자산을 늘리기는커녕 보험처럼 예기치 못한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며, 그 중에서 일부는 자산을 지키는 것 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한다. 재테크란 노동의 가치와 달라서 중간에 새어나가는 비용들이 자산가치 증가분을 잠식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몇 년째 수십 퍼센트의 수익을 내더라도 이후 서너번 만 마이너스 수익률이 되면 다시 본전이 되는 것이 투자다.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연체동물처럼 유연하게 수익을 낼 때는 투자하고 상황이 나쁘면 빠질 줄 알아야 한다. (297쪽) 

 

솔직히 나는 재테크 따위엔 관심 없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다. 예전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투자할 돈이 있으면 먼저 자기자신에 투자하라고 권하는 편이다. 강의를 듣던, 읽을 책을 사던, 아니면 운동을 하던. 그런데 이것도 시간이 있어야 하니, '시간=돈'이다. 먼저 살아갈 수 있는 돈이 있어야 하니, 난감하다. 

 

이 책은 재테크에 관심없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간단하게 재테크와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책이다. 경제학 서적이라기 보다는 재테크 입문서 비슷하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깔끔하게 설명하고 있다. 다만 개정판도 나온 지 십 년이 지났기 때문에 새 책을 사서 읽기 보다는 중고책으로 구해 읽어볼 만하다. 그 사이 환경도 많이 변해 저자가 이야기한 몇 가지 사실은 틀렸다. 특히 부동산은.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저자의 일관된 주장,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금리에 투자해야한다는 건, 참 지키기 어려우나 반드시 지켜야하는 일종의 원칙에 가까워보인다. 그래서 좀 지난 책이긴 하지만 한 번 정도 귀담아들을 만한 조언들이 있기 때문에 안 읽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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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서야 이 책을 읽은 나는 뭐지. 대부분 내용은 다 아는 것인데, 투자를 하지 않는 나는 또 뭐지. 그리고 이 분, 시골의사 박경철 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그가 미디어나 정치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건 참 잘한 선택인 듯 싶다. 많은 이들이 망가지는 곳이 정치판인 듯 싶다. 아니면 우리가 정상이라고 여겼던 이들 중 일부가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