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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내일을 위한 디지털을 말하다

지하련 2022. 1. 23. 15:40

 

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내일을 위한 디지털을 말하다 

오드리 탕, 프레지던트 서적편집팀(편집), 안선주(옮김), 프리렉, 2021년 7월 

 

 

오드리 탕이 궁금해서 읽었다. 중학교를 자퇴한 프로그래머이자,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기도 하였으며 여러 테크기업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대만의 최연소 장관인 오드리 탕. 그리고 트랜스젠더이기도 하다. 오드리 탕이 대만 정부의 정무위원이 되었다는 기사를 읽으며, 대만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원래 대만은 독립 국가였다. 중국 본토와는 아무 상관도 없었던 곳이다. 어느 순간 본토 사람들이 들어와 살더니, 그냥 반강제적으로 중국이 되었다고 할까. 원래 살던 원주민이 있었으며, 그들 일부는 아직도 그들의 문화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출처: 경향신문

 

이 책은 오드리 탕이 일본의 프레지던트 서적 편집팀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의외로 대만과 일본은 서로 통하는 구석이 많은 듯 싶다. 한국은 일본과는 성향이 너무 판이하게 달라 서로 적대시하면서도 서로를 궁금해하지만 말이다. 

 

오드리 탕이 트랜스젠더가 된 것은 애초부터 성호르몬 불균형 탓이었다. 

 

저는 성장기에 남성 호르몬 농도가 여든 살의 남성과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남성으로서의 사춘기는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스무 살쯤 남성 호르몬 농도를 검사했더니 거의 남성과 여성의 중간 정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때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자각했습니다. (158쪽)  

 

그리고 그는 마이너리티이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을 하며 더 좋은 제안을 할 수 있다고 여긴다. 나도 한국 사회가, 한국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여기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에코 챔버(Echo Chamber) 현상은 더 심해져, 종교적 문제나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 실제 여론을 가리고 호도하며 사회의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주류 언론 등 기존 미디어들마저 이 폐쇄된 방 안에 들어가 같이 말하고 움직이기고 있으니 더 큰 일이다. 

 

오드리 탕은 인터뷰를 하면서 비트겐슈타인과 가라타니 고진을 언급한다. 특히 중학교 때 읽은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선 다소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중학교를 자퇴한 이후 그는 자신의 분명한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특히 프로그래밍의 가치에 대해 낙관적인 희망을 가지고 있으며, 디지털이나 AI 기술은 우리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짧고 가벼운 책이지만, 디지털 기술에 대해 대만 정부의 젊은 리더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의 생각을 읽으며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에 다시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해준다. 그리고 대만의 미래에 대해서도. 

 

디지털 민주주의의 근간은 정부와 국민이 쌍방향으로 논의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국민의 의견이 전달되기 어려운 간접민주주의 약점을 인터넷 등의 힘이 빌려 누구나 정치에 참여하기 쉬운 환경으로 바꿔 나가려고 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은 사회의 이노베이션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는 오픈 거버먼트(열린 정부)를 실현하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127쪽) 

 

디지털의 진전에 따라 사이언스(science=과학), 테크놀로지(Technology=기술), 엔지니어링(Engineering=공학), 아트(Art=예술), 매스매틱스(Mathematics=수학)를 통합적으로 학습하는 STEAM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디자인(Design)이 더해져 'STEAM+D'의 경향이 나타나는 추세입니다. (2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