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지만, 앙리 마티스는 언제나 옳다. 가끔 모더니즘을 낭만주의로 오해하곤 하는데, 절정기의 모더니즘은 확실히 고전주의적이다. 앙리 마티스의 부드러운 선과 감미로운 색채는 우리로 하여금 심리적 안정과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준다. 마치 그가 마지막으로 공을 드렸던 로자리오 성당을 떠올리게 만드는 평안함이다. 현대적이며 고전적인 감성은 이전 고전주의가 사용했던 환영주의가 아니라 기하학적 추상을 불러들이며 현대 문명을 반영한다. 기하학적 진보를, 상대성 이론을, 양자역학을. 과거와의 단절을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꿈과 미래를 노래한다.
이런 점에서 20세기 후반의 팝아트와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현대 과학은 급격하게 낭만주의로 기운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도 확실한 낭만주의적 텍스트인 셈이다. 여기에서 딱딱하고 재미 없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할 생각은 없다. 그저 저 앉아있는 분홍빛 누드가 그저 아름답고 평화로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