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위급 재난 문자에 대한 단상

지하련 2023. 5. 31. 07:49

 

 


중국이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위기 상태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 부채 규모는 미국 다음이며(통계에 잡히지 않는 지방정부 부채가 너무 많다), 내수 시장만으로 버텨내기에는 기존에 투자된 곳이 너무 많다. 이렇게 볼 때 대만침공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기본적인 목표 중 하나가 '하나의 중국'이다. 대만은 언젠가는 중국으로 들어와야 될 곳이라고 확실하게 믿으며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러니 대만 침공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들 중 하나가 바로 주한미군을 묶어두기 위한 한반도의 긴장 조성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반도 긴장 조성을 통해 얻어낼 것이 있다면 환영일 것이다. 솔직히 그들도 전쟁을 일으켜 막대한 피해를 입고 결국 패배하는 모습을 보기는 싫겠지만, 적절한 군사적 긴장을 통해 경제적 실리나 정치적 이득을 구할 수 있다면 나쁠 것이 없을 테니. 따라서 오늘 대피경보는 이런 맥락 속에서 과연 의미있는 문자였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과연 이 문자를 통해 무엇을 얻기 위함인지. 솔직히 모종의 정치적 고려가 없다면 이 문자를 발송하지 않았을 것이다. TV에서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특집 방송도 미리 준비되어있을 정도이니. 하지만 이 얼마나 무책임한 문자인가. 노약자나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새벽부터 난리를 피웠을 것이며,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을 것이다. 심약한 이들은 무릎을 꿇으며 주저 앉았을 것이고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는 전쟁의 상처가 불현듯 떠올랐을 것이다. 도대체 아침에 어떻게 어디로 대피하라는 것인가.

 

이미 북한은 6월에 인공위성을 쏘겠다고 말했다(그런데 5월 마지막 날에 발사). 이미 예상된 일이라는 점이며, 이에 격추하겠다는 일본과 미국의 입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 문자는 뭐지? 서울을 향해, 혹은 서울 이남을 향해 미사일이라도 쏜 것인가. 나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지 않고는 이 문자가 오지 않았을 테니. 탄도미사일이야 하도 자주 쏘아댄 탓에 긴장이랄 것도 없을 지경이 되었으니. 바로 핸드폰으로 Live 방송을 켰다. 솔직히 저런 대피 문자가 오려면 여의도에 있는 KBS 방송국이 먼저 미사일로 폭격을 받아야 된다. 주요 공항 및 방송시설, 군사시설을 향해 미사일이 날아오는 걸 가정해야 된다. 도대체 저 문자는 왜 보낸 것인가. Live 방송을 켜고 지금 정권이 너무 한심해 보였다. 저 대피문자로 무슨 이득을 보려고 한 것인가(이웅평 대위가 미그기를 끌고 내려왔던 1983년 2월이 떠올랐다. 그 땐 정말 난리상황이었으니까).

 

이제 코로나도 완화되어 이미 한국에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오고 있으며, 또한 한국에 너무 많은 외국인들이 살기 시작했다. 즉 한국은 10년전의 나라가 아니다. 주식 시장은 개방되었으며, 이제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은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움직이며 심지어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들도 세계 시장을 준비하는 시대다. 한국 입장에서는 긴장 조성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 일본과 미국, 중국을 제외하곤. 지금 정권은 한국의 정권인가, 아니면 일본의 정권인가, 미국의 정권인가. 도대체 이런 정권은 누가 선택했는가. 한 나라의 리더는 딱 그 나라 사람들만큼 한다. 정권을 욕하기 전에 스스로를 반성해야 된다는 말이다.

 

솔직히 이번 정권을 반대한 내 주위 대부분 사람들은 이것보다 더 심한 상황을 고려했을 정도였다. 당분간 이런 정권을 만든 이들(정치인들과 언론매체종사자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일반인들)과 마주하기 싫다. 아침부터 욕했다. 에휴. 좋은 말만 하고 살아도 모자랄 판에 나쁜 말을 지껄이게 하다니. 이 나라가 너무 한심하다. 뭔가 문제만 생기면 전 정권 탓이나 하고 앉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