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흐린 하늘, 흐린 마음, 흐린, 흐린,

지하련 2023. 7. 17. 13:25

 

 

한동안 피프티피프티 노래를 들었는데, 플레이리스트에서 삭제했다. 그녀들의 인터뷰를 보며 성격들도 다 좋구나 생각했더니만, 다들 귀가 얇았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전 세계 어딜 가더라도 신뢰(trust)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덕목이다.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 대놓고 기버(Giver)가 되라고 조언했다. 우습게도 신뢰란 먼저 믿어줄 때 생기는 것이지, 신뢰해주지 않는다고 비난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신뢰하는 것이 아니다. 상당히 안타깝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피로도가 전 세계적으로 누적되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어떻게든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할 것이고 이는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푸틴의 러시아도 비슷할 것이다. 지금 경제적으로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우크라이나에게 언제까지 무기, 탄약을 지원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는 어떻게든 빼앗긴 영토를 찾고 제대로 되갚아주고 싶어 안달난 것처럼 보이기만 하니... 러시아가 위험해지는 것도 서방의 입장에서 좋지 않으니, 지금 상황에서 전쟁을 끝내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이런 와중에 한국의 대통령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까지 들어가 군수지원을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솔직히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보다 전쟁이 끝난 후 러시아 시장이 우리에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 그 와중에 나라는 물 난리가 났다. 급기야 그냥 매뉴얼대로 하면 나지도 않았을 사고까지 났다. 심지어 야당 대표가 가니, 심지어 그 사이 관공서 사람들도 대놓고 소방 브리핑할까요 하고 있다. 그랬더니 하지 말자고, 구조활동에 방해만 된다고... 나는 솔직히 소방 브리핑할 여유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그 사이 정부 뿐만 아니라 일선 공무원들 마인드셋도 획기적으로 변했음을 느꼈다. 이 정도되면 해외에 있더라도 대통령 담화문이라도 선제적으로 발표해야 되는 거 아닌가? 아....

(참고로 중앙의 지시가 있는 것이 사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기업의 CEO가 왜 현장 경영을 하는지 생각해보라. 현장 근무자들이 바보라서 그런 게 아니라 현장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현장 근무자들의 업무 태도와 생산성 향상에 더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제대로 된 지시가 일선 근무자들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어제까지 잘 하다가 오늘 잘 못할 수도 있다. 오늘 잘하다가 내일 못할 수도 있고. 똑같은 사건에 대한 대응도 그렇다. 이 때 이것을 지적하고 바로잡아줄 이들이 필요한데, 대체로 언론이 이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이것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전엔 잘 몰라서 그랬다고 한다면 지금은 너무 잘 알아서 일을 그르치고 있다. 실은 잘 아는 것이 아니라 잘못 아는 것인데. 

 

먼저 나부터 스스로를 돌아보고 잘못을 찾아 고쳐야겠다. 나이가 들수록 내 자신의 허물만 보이니, 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니, 좀 더 몸을 바빠 움직여야 겠다.

 

오늘 자기 전에 이번 비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를 올려야겠다. 오늘의 슬픔과 고통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2023년 7월 15일의 흐린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