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 수레바퀴 이후
단요(지음), 사계절, 2023년
솔직히 중간 정도까지 읽다가 그만 두었다. 소설이라고 보기 어려웠고 그렇다고 에세이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했다. 전체적으로 애매하고 모호했다. 대단하게 복잡한 서사나 은유가 사용된 것도 아니다. 심각하게 불길한 느낌도 아니고 일종의 문제 제기로 읽히긴 하나, 그래서, 뭘, 어떻게 라고 묻기 시작하면 애매해지는 글들이었다.
도리어 이 소설을 두고 찬사를 늘어놓는 평자나 독자가 이해되지 않았다. 토마스 만이나 로베르토 무질을 떠올렸지만, 이들의 소설은 그야말로 정말 사변적이다. 이토록 허술하지 않다. 그냥 읽었으니, 리뷰를 올린다. 또한 누군가는 이 소설 - 이걸 소설이라고 한다면 - 을 정말 재미없게 읽었다는 사실을 기록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에. 단요의 다른 소설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가, 안 그래도 읽을 책이 쌓여 있는데 하고 생각했다. 황정은이나 안토니우 로부 안토네스, 혹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결론, 내 취향도 아니고 이토록 찬사를 받을만하지도 않다는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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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찬사가 많았던 소설이었음을 뒤늦게 알고 사족을 덧붙인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내용들 대부분 나에겐 식상한 내용들이다. 어딘가에서 읽거나 들었던 내용들이다. 모르는 이들에겐 다소 생소하고 대단해 보일 지 모르겠지만. 그저 여기저기서 이야기되는 것들을 모았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로 모았지만, 대단한 은유나 상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체계가 있지도 않고 반-체계적이지도 않다. 그냥 의아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