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화요일의 단상

지하련 2006. 7. 5. 11:09
어쩌면 헛된 환상, 열 여섯, 하얀 목련 같은 짝사랑이 미련스러운 따스함으로 바닷가 작은 도시를 감싸던 어느 봄날 같은, 그런 환상일지도 모른다. 새벽 세 시 퇴근. 오전 아홉시. 고객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일어난 화요일. 어제 내렸던 비(雨)들은 흐린 구름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밝음들이 미치지 않는 그늘 속으로 숨고 흐릿한 시야가 열린 창 밖으로 펼쳐졌다. 밤 사이, 그녀들은 행복했을까, 밤 사이 그들은 행복했을까. 낮이 지나고 밤이 지나고. 택시를 타고 88올림픽도로를 지나간다.


택시 창 밖으로 보이는 한강과, 월드컵 경기장 근처의 낮은 산과 언덕들, 그 옆으로 지나가는 구름들, 그리고 바람, 어느 사내의 시선, 장마철을 드리운 우울, 무료함,들, 푸른 쓸쓸함으로 가득차있는 더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