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장 샤오강 - Amnesia and Memory

지하련 2007. 1. 17. 12:57
ZHANG XIAO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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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ia and Memory 2006.11.1 ~ 11.20
gallery ARTSIDE



과거들의 사이, 사이.



헤어지고 떠나고 잊어버리는 것이 우리의 기인 일상일 지도 모른다. 짧은 일상이 만나고 도착하고 새롭게 기억하는 것이라면, 우리의 기인 일상은 누군가와 헤어지고, 어딘가에서 떠나고 무언가를 자연스레 잊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인 일상이 쌓여 현재의 바쁨 사이에 난 구멍 속으로 빠져나가고, 빠져나가고, 어느 새 오래 지나버린 과거들이 되었을 때, 무슨 까닭에서인지 그것을 바라보는 화가의 눈은 눈물로 글썽거렸다.

너무 빨리 현재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불안한 현재들을 쌓아올린 과거들을 다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일까. 이런 이유든 저런 이유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바, ‘과거의 빛깔은 저럴 것이다’이다.

장 샤오강이 가진 세계는 분명하다. 현대 중국 미술계의 한 복판에서 서서, 서양적 대화술을 가진 어느 예술가가 뜬금없이 과거에 대해 묻게 되었을 때, 그 과거의 빛깔, 색채가 어떤 것인가를 장 샤오강은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들의 현재가 쌓여 만들어가는 미래란, 우리에게 어떤 것이 플러스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어떤 것들을 마이너스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색채는 흐릿해지고 표정의 생생함이 무뎌지며 마이너스되어져 가고 있다는 슬픔, 아련함, 쓸쓸함만이 표면에 남아 떠도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