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볼프강 보르헤르트

지하련 2007. 2. 12. 13:19
“여자는 사랑할 때, 남자에게 모든 걸 주고, 헤어질 때, 모든 걸 잊어버린다.
남자는 사랑할 때, 딱 절반만 주고, 헤어질 때, 나머지 절반마저 준다.“

새벽까지 마신 술 탓에 택시를 잡아타고 나가던 어느 아침, 멍한 눈동자를 가득 채우고 있는 알콜 향 너머 자리 잡고 있던 고막을 울리던 라디오 DJ의 말. 내 주위, 몇 명의 여자에게 이야기했더니, 그녀들 모두 아니라고 했다.

철부지 같은 나를 몇 년 동안 기다린 여자가 있었고 철부지 같은 내가 싫어 떠나간 여자도 있었다. 하지만 지나간 건 지나갔으며, 이젠 돌이킬 수 없다. 후회란 부질없고 우리에게 미래마저 불투명하니, 그저 지금 있는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 된다. 사각의 방에 앉아 아무 짓도 하지 말아야 된다.

아마 그라면 나를, 우리를 위로해 줄지도 모르겠다. 저녁, 그를 만나러 가야겠다. 그의 나이보다 어린 나이 때 그를 만나, 그보다 더 오래 살고 있다. 볼프강 보르헤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