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책 가방 속 몇 권의 책

지하련 2002. 10. 17. 07:55


  김진성 박사의 '베르그송 연구'... 읽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지만, 필기를 하면서 읽는 버릇에 몇 장 읽지 못하고 집에 나두고 나왔다. 무척 좋은 책이다.

  얼마 전에 베르그송의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대한 시론'이라는 책을 구입했는데, 뒤에 나온 베르그송 해제는 읽을 만하다. 이것도 지하철에서 읽다 말았다. 오늘 집에 들어가서 읽을 생각이다.

  푸른 역사에서 나온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도 무척 좋은 책이다. 역시 역사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예술사학을 공부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우환의 '여백의 예술'은 참으로 나무랄 때가 없는 책이다. 화가가 글까지 잘 쓸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림이 좋으면 글도 좋은 것같다. 예술을 전공하는 선배나 후배에게 추천하고 있다.

  문지스펙트럼의 한 권인 '국가와 황홀'은 참 의외의 책이다. 제주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듯한 저자가 쓴 책이면서 그의 박식함과 통찰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 무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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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곧잘 드는 게, 이 생활이 이제 끝인가 보다. 슬프다. 살아가는 게. vanitas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걸 인정하지 않는 게 육체이며 심장인 것같다.

  가을 햇살이 날카롭고 지나가는 여자의 허리가 가늘다. 차들은 한결같이 직진하는데, 내가 타고 있는 이 배는, 허공을 나는 이 배는 뒤로도 가고 옆으로도 가고 그런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