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자폐아

지하련 2002. 11. 9. 21:20

자폐아처럼 종일 내 방에 갇혀 책들과 음반을 펼쳐놓고 그 사이에서 잠을 잤다. 발 끝과 머리 끝에 책이 걸렸고 내 몸 위로 음반들이 날아다녔다. 잠시 그 음반들을 따라 내 몸도 떠오르려고 했지만, 강하게 끌어당기는 뉴턴이 말한 중력은 내 몸뿐만 아니라 내 영혼까지도 끌어당겨 음반들이 수놓는 음악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술이라도 한 잔 할까 망설였지만, 술은 몸이나 영혼에 좋지 않다. 며칠 동안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만 듣다, 오전에 설겆이를 하면서 U2를 들었는데 무척 좋다.

우리의 삶은 누군가의 비극 위에 서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작년 세계의 문학에 실린, <문학의 혁신>이라는 논문을 읽고 있는데 읽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