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월요일 아침의 우울

지하련 2008. 2. 18. 09:50


생을 휘감고 도는 불안이 내 방안에 가득했다.
그것들을 밀어내기 위한 나의 사투는 애처로울 정도였으나, 결국 역부족이었다.  거친 입술이 얇게 떨렸다.
한 겨울밤의 적막.

견디는 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과연 이렇게 견디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야누스와 같은 동시성은 가끔 사람을 극한으로 몰아부치기도 한다.

까뮈를 읽었다. 밀란 쿤데라를 읽었다. 김기림과 염상섭을 읽었다.
실은 거짓말이다.
까뮈를 읽었지만, 밀란 쿤데라는 읽다가 말았지만, 김기림과 염상섭은 사놓기만 했다.

윤동주의 서시를 외우고 있었는데, 이제 첫 구절 마저도 버벅인다는 걸 깨달았다.
불안함에 대한 각성.

커피 한 잔과 담배로 늦겨울, 쓸쓸한 추위를 견디고 있다.

말없는 금붕어 세 마리는 가끔씩 물 위로 입을 내밀며, 날 보면 방긋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