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느 신문의 기사를 보니,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주가가 떨어진 상태에서 대형우량주를 매수하겠다는 의도다.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이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것인데,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전략이 어떻게 먹힐 지 좀더 두고볼 일이다.
최근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 여러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하는 내년 전망이 딱히 좋지 않고 미국에서는 연일 금융 위기에 대한 대책 관련 뉴스가 전해지고 있으나, 그 뉴스들 말미에는 꼭 실효성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럴 때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 구도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기업들도 있기 마련이다. 오늘 아침에 배달되어온 중앙선데이의 기사, "불황일 때 미리 투자해야, 호황 때 경쟁사 압도"는 꼭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전략과 흡사하다. 단지 기업이 주체라는 점만 뺀다면.
위 도표가 조금은 추상적인 구호처럼 보이지만, 실행에 있어서는 단순하다. 투자를 확대하라는 것이다. 큰 그림을 그리고(전략 방향 점검 및 재 수립, 기존 사업의 전략적 포지셔닝), 선택과 집중(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점검, 수익성 분석 및 장기 전망)에 나서고,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배팅(전략적 M&A, 신규사업 진출의 기회)을 하고 구성원들로 하여금 위기 의식을 불어넣어야(기업 문화 혁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늘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하지만 경기가 좋을 때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서 위 네 가지 전략 방향을 살펴보았을 때 우리의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과감한 배팅이다. 이는 불황으로 인해 매물로 나오는 유망 기업들을 낮은 투자 비용을 통해 인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M&A는 신중하고도 많은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국 기업들이 M&A에 실패하는 여러 가지 이유들 중 하나는 기업 문화 융합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또한 몇몇 중소 기업들에서는 인수당한 기업의 임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하는 바람에 돈만 날리는 M&A가 되기도 한다. 도리어 M&A 대신 전략적 제휴나 경쟁력 있는 구성원을 새로 영입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에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위기 의식을 불어넣는 것이다. 이를 위기 의식으로만 그치지 말고 기업 문화 혁신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불황기는 기업 내의 비효율적이고 잘못된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보다는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 문화는 그 자체가 바꾸기 어려운 일이다. 먼저 심리적 모티베이션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불황기는 기존의 잘못된 기업 문화나 관행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바라볼 때 불황기야 말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과감한 투자가 아니라 기업 조직과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무형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