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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Mayuka Yamamoto
2008. 12. 4 ~ 12. 27
갤러리SP



마유카의 작품은 평창동 서울옥션(Seoul Auction)에서 처음 보았다. 그녀의 작품은 두드러져 보였다. 부드러운 색채와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을 소년 시절. 조용한 그녀의 작품은 다른 작품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Mayuka Yamamoto, Pool, oil on canvas, 162 x 162 cm, 2006 


그리고 키아프(KIAF)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확연히 구별되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마유카의 작품들. 묘한 매력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생각은 갤러리 SP에서의 전시에서 다소 수정되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마유카 요시모토의 작품들로만 채워진 공간은 이상하게도 서울 옥션 프리뷰 전시 때나 소란스러운 Korea International Art Fair에서의 느낌은 없었다.

다른 작품들 속에서 마유카의 작품은 두드러졌지만, 그녀의 작품들로만 채워졌을 때에는 그 매력이 반감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마유카 요시모토 작품에 대한 내 평가는 인색해지고 있다. 첫 만남은 너무 좋았으나, 두 번째 만나고 세 번째 만나고 횟수가 거듭될수록 밋밋해지고 평범해지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색채나 구도, 조형적인 느낌이 너무 연약한 탓일까. 아니면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의 어떤 분위기를 떠올리는 수준에서 멈춰버리기 때문일까.한 순간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부드러운 솜사탕같은 느낌은 있으나,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계속 생각하고 있다.





* 본 블로그는 비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되며, 위 작품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작품 이미지를 삭제토록 할 것입니다.
*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보시려면, 갤러리SP 사이트로 가시면 됩니다.
http://www.gallerysp.com/artists/my/work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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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스승의 날이라, 아트페어 준비 행사를 끝내자 마자 바로 수서까지 내려갔다. 수서에서 새벽까지 있다가 홍대로 넘어와, 맥주 한 잔을 더 하고 집으로 왔다. 토요일엔 오랜만에 오후까지 잠을 잤다. 그리고 밤에 다시 간단하게 맥주와 와인을 마셨다. 오늘, 일요일 아침에는 일찍 가평에 있는 쁘띠 프랑스엘 다녀왔다. 너무 먼 거리인지라, 아침 9시 반에 출발했으나, 그 곳에서 일을 보고 넘어오니 오후 4시 가까이 되었다.
 
DSLR 카메라를 들고 갔으나, 사진을 찍을 여유는 없었다. 저녁에 잠시 잠을 잤다가, 밤 9시에 일어나 라면 하나를 끓여먹곤 지저분한 내 방을 보면서 투덜거렸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미네르바 기사를 프린트해서 몇 구절 읽었다. http://www.nytimes.com/2009/05/16/world/asia/16minerva.html?_r=1 
http://www.asiae.co.kr/uhtml/read.php?idxno=2009051718044913503

황당한 일들이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서, 이 나라 국민들은 참 복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스개소리로, '이민간다'가 현실이 되는 이 나라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질까. 그건 바로 국민들이다. 

베토벤의 3번 교향곡과 8번 교향곡을 연이어 듣고 있다. 뚝.뚝. 끊어지는 내 사고 대신 음악은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1941년, 1942년, 브루노 발터가 지휘하고 뉴욕필이 연주한 음악이다. 강남 선릉 근처의 작은 커피샵에서 산 코스타리카 따라주 커피를 마시고 있다. 

몸은 피곤하고 마음은 쓸쓸한 일요일 밤이다. 고민은 많고 행동은 점점 느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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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전부를 향기나는 솜털 이불같은 흰 구름 위에 가볍게 놓아두고 싶지만, 올해 들어서 그랬던 적이 언제였는가 싶다. 어쩌다가, 올해 단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었던 것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보러 가던 전시마저도, 이젠 작가들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 전체를 이해해야만 된다는 강박증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그들과 함께 하게 되었을 때 내 역할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새, 인생은 쓸쓸한 꿈 같은 것이고, 사랑은 떠나갈 어떤 것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기분이 서른 후반의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가끔은 술에 취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후회를 하곤 한다. 그 후회의 힘으로 몇 주간 디오니소스의 유혹에 자신을 지키곤 했다.

요즘의 나를 지탱하는 건 과거의 실패와 아픔들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이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기분이 언짢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어느 일요일, 갤러리 현대에 들려 젊은 날의 오치균을 만났다. 나는 단 번에 그가 그의 몸을 그렸음을 알았다. 

그는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자기 인생의 처절함을 느꼈고, 그것과 싸우고 싶었던 것이다. 얼마나 많이 싸웠을까.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승리했을까.


나도 나와 싸우곤 한다. 하지만 매번 나와 싸워, 나는 패하고 만다. 내 쓸쓸함에 나는 지고, 내 고통에 내가 지고, 내 언어에 내가 진다. 결국 끊김 없이 흐르는 내 일상은 지는 나의 무한반복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무한반복의 짧은 틈새로, 보이지 않는 속도로 일어서는 내가 있다.


오치균의 작품을 보면서, 나는 절대로 쓰러지지 않으려는 젊은 날의 오치균을 만나고 있었다.

아직까지 오치균이 자기자신과 싸우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젊은 날의 오치균은 그 고통스런 현장 속에서 아름다운 조형의 세계를 찾고 있었다. 아픔, 고통, 쓸쓸함을 아슬아슬한 터치의 색채들로 채워내는 그의 작품을 보면서, 현대 한국의 예술가들과 예술작품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 집으로 가, 혼자 잠을 자게 될 나를 만나고 있었다. 

  




* 위의 글에 사용된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블로그는 비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며,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미지를 삭제토록 할 것입니다.
* 갤러리 현대의 전시 관련 페이지입니다. 전시된 작품들을 작은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galleryhyundai.com/ko/exhibitions/introduction.asp?ExhibitKind=P&ExhibitionsPK=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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