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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오랜만의 포스팅이다. 그만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올리고 싶은 소재/주제는 매우 많지만, 정리해서 올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요즘이다. 간만에 IT 관련 토픽을 올려본다.

최근 국내 ICT 업종에서의 최대 관심사는 MVNO 사업일 것이다. 몇 년 전 SK텔레콤에서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힐리오(Helio)를 Earthlink사(미국의 ISP 업체)와 조인트벤처 형태로 설립하였지만, 실은 MVNO 사업은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더 많은 사업분야다.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간단한다. MNO(mobile network operator의 약자, 이동통신사업자로 국내에는 SKT, KT, LGT 등이 있다)에서 무선망(mobile network)를 도매 가격으로 사서 소비자들에게 재판매하는 사업인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의 약자)은 첫째, 원가 경쟁력에서 MNO에게 질 수밖에 없으며, 둘째 성공적인 MVNO 사업이라도 하더라도 막강한 자원과 인력을 가진 MNO가 들어올 경우에는 그냥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체에서 MVNO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음성(voice) 시장이 포화상태에 들어갔으며, 새로운 수익은 무선 데이터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의 무선 데이터 서비스 중심의 MVNO 사업자들은 거의 대부분 실패했다. 성공한 MVNO 사업자로 알려진 Virgin Mobile은 음성 시장에 타겟팅을 하고 있으며,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고객군(민족) 위주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므로 데이터 MVNO 사업자라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과연 데이터 MVNO는 실패할 수 밖에 없을까? 여기에 새로운 성공 모델로 떠오른 것이 있다면, 단연코 아마존의 킨들이다.

(* 사내 교육용으로 만든 MVNO 자료물의 일부임)

킨들의 성공요소는 무선 통신 요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크다. 반대로 말해 아마존닷컴은 스프린트사에게서 아주 저렴하게 무선망을 구매해 고객에게 서비스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아마존닷컴의 킨들같은 eBook 서비스가 가능할까? 현재 상황에서는 매우 부정적이다. 단말기 경쟁력도 확보해야 겠지만, 무엇보다도 국내의 무선데이터 요금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 사내 교육용으로 만든 MVNO 자료물의 일부임)

Peek라는 흥미로운 단말기도 있다. 그런데 이 단말기도 매달 일정 요금만 내면, 무제한 서비스다. 결국 MVNO사업자가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MNO의 무선망 도매판매가격 자체가 낮아야 한다. MNO와 가격부분에서 경쟁을 할 수 있을 수준까지 떨어져야할 것이다(현실성이 없는 바람이긴 하지만).

MVNO 사업자가 가격 말고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단말기과 단말기 위에 올라갈 어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하반기 최대 이슈는 아이폰이다. 하지만 아이폰 다음의 이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mobile OS)가 될 것이다. 국내 폰메이커(삼성, LG, 팬텍)에서는 이미 안드로이드 기반의 폰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모토롤라도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할 예정으로 있다. 

이는 마치 PC를 켜서 각 소비자가 알아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듯이, 소비자가 무선단말기를 구입하여 그 단말기 위에 각자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됨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의 범주에 들어가겠지만, 결국에는 노트북이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지원할 수 있는 넷북 형태로 나아가, 몇 년 후에는 단지 OS만 설치되어 있고 나머지 어플리케이션들은 인터넷으로 접속에 구글 Docs와 같은 웹 Office를 사용하는 형태로 가듯, 무선단말기도 그런 형태로 진화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최초의 PDA '뉴튼'을 만들었던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시장을 집어삼키고 있을 때, PDA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팜(Palm)은 Palm Pixi를 출시할 예정으로 있다. 과연 얼마나 애플의 아이폰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을까. 블랙베리로 크게 한 방 맞은 팜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러한 단말기의 발전 속도에 비해, MNO나 MVNO가 제공하는 무선 데이터 서비스는 형편없기만 하다. MNO나 MVNO가 아니라 기존 인터넷기업에서 무선인터넷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떤 준비와 전략이 필요할까? 아마 이것이 인터넷기업에게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 


Palm Pixi와 iPhone 3G의 스펙 비교.
(출처: fastcompa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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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 카드는 역시 정치판은 흥미진진하다는 사실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다만 이 흥미진진함의 주인공이 현직 대학 교수이라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가 2학기 때 담당하기로 예정되었던 과목들은 줄줄이 폐강되었고 학생들의 푸념은 들리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자, 불과 몇 년 사이에 이 나라는 놀랄 만큼 달라졌다. 더 웃긴 것은 '잃어버린 10년'을 만들었던 두 전직 대통령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며, 세상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그 어떤 불평불만도 제기하지 않는 듯 보인다. 도리어 불평불만을 제기하려고 하면, 나에게 '조심해라'고 충고한다. 

달라졌다는 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권력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을 궁지로 몰고 소통을 방해하고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 힘을 통한 누르기가 많아진 듯하여 걱정스러울 뿐이다.


어쩌면 '합리적이다'라거나 '논리적이다'라거나 하는 단어 따윈 더러운 위선과 똑같은 것은 아닐까. 차라리 '그 때 그 때 달라요'(Ca de'pend)이 낫지 않을까. 그 때 그 때 다르니, 신뢰할 수 없는 세상이지 않은가. 과연 신뢰할 이는 없는 걸까. 

모든 이론과 학설은 그 시대의 부산물이며 동의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절대적인 합리성 따윈 존재하지 않고 그냥 약속하면 되는 것이다. 일종의 랑그다. 그것도 시대마다 변하는 랑그다. 그러니 말 없는 비트겐슈타인이 우리에게 호소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상주의자 마르크스 옆에서 기도하는 키에르케고르가 있듯, 당신의 반항과 열정, 자유를 몸으로 보여달라는 까뮈나 싸르트르 옆에 웅크린 채 말해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침묵하자는 비트겐슈타인이 있다. 

오늘 메일로 수신된 다산포럼의 글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요즘 젊은이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 뉴스 사이로 2PM의, 탈퇴한 리더 재범이 미국 공항에 내려 걸어가는 사진이 보였다. 도대체 재범을 공격했다는 '네티즌'은 누구인가? 온라인 속에서 내가 아는 네티즌들은 재범을 도리어 이해할 수 있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아는 네티즌과 연애 기사에 나온 네티즌은 다른 네티즌인가? 이 나라 언론 기사를 지배하는 네티즌이 누구인지 나에게 가르쳐줄 기자는 과연 있는가? 혹시 맨날 네티즌 핑계나 되는 기사 밖에 만들어내지 못하는 기자의 역량 부족은 아닐까?
 
사람들은 이 나라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아무 생각도 없겠지. 뭔가 일이 터지고 난 다음, 사람들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고, 또 그 일이 터졌을 그 때 뿐일 것이다. 그리고 잠잠해지겠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마치 서서히 데워지는, 그리고 언젠가 끓게 될 냄비 안의 개구리처럼.

오늘 읽은 아래의 글은 슬픈 우리 나라의 자화상처럼 읽혔다. 오랜만에 다산포럼의 글에 링크를 건다. 모든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귀를 막고 있으면 안 된다. 세상은 다양한 가치와 기준을 가진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며, 서로 다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하는, 인내심을 요구하는 행동들이 필요한 것이다.

법과 정의를 말하는 사람들, 김정남(언론인)   




Comment +2

  • 빌리 2009.09.29 14:29 신고

    "자유를 몸으로 보여달라는 까뮈나 싸르트르 옆에 웅크린 채 말해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침묵하자는 비트겐슈타인이 있다. "

    여기에서 그만 눈물이 나네요 ..

    • 슬픈 현실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더 뭔가 실천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주 작은 것들이지만, 쌓이면 뭔가 되겠죠. 그리고 우리 인류의 역사 또한 그 작은 것들이 모여서 현재에 이른 것일 테고요. 그것이 명확한 퇴보일지라도, 종종 어떤 개선들은 명확한 퇴보를 기반하기도 합니다. (뭐, 그래도 견디기 힘든 현실이 계속 되고 있지만..)


낡았지만, 오래된 세월만큼 무거운 JBL 스피커를 겨우 들어, 금빛 스파이크를 밑에 받쳤다. 겨우겨우 일어나 일요일 오전 내내 청소를 했다. 두 시간이 걸렸다. 가장 엉망인 서재를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책들을 한 곳에 밀쳐두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턴테이블에 17년 전 노량진 빽판 가게에서 산 LP를 올렸다. 이 정도 세월이 지나면, LP가 천 장쯤 모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몇 백 장 되려나. 이젠 시디보다 더 비싼 LP는 ... ...

학교 근처 단칸 자취방에서 청계천표 스피커와 골드스타 인티 앰프, 은빛 인켈 턴테이블로 들었던 클라투다. 지나간 세월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일요일 한낮이다.

나이 들면, 이런 싸구려 감상 따위에 젖지 않을 듯 싶었는데, 마음 속 나이는 먹지 않고 육체만 죽음을 향해가고 있었다. 이런 나에게도 희망이라는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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