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碑銘 -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서는 그 차거운 碑ㅅ돌을 세우지 마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 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 날아 오르 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 함형수咸亨洙. 창간호. 1936. 길을 가다 해바라기로 둘러쳐진 무덤을 본다면, 그대의 무덤인 줄 알고 고개 숙여 그대를 그리워하겠나이다. 그리고, 파아란 허공 속을 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저는 아직 꺼지지 않은 그대 꿈을 쫓아 산으 로, 들로, 바다로 뛰어다니겠나이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길은 갈색 보도블록으로, 뚝뚝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