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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지식인의 종말 - 8점
레지 드브레 지음, 강주헌 옮김/예문




지식인의 종말
레지스 드브레 지음, 강주헌 옮김, 예문


이 책은 오늘 지식인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가를 통렬하게 비판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지식인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는 이 책을 읽고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나는 지식인인가를 다시 한 번 물어볼 때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러니깐 대학을 나왔다고 대학원을 나와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가 지식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웃긴 일이다. 그럴 땐 드브레의 말처럼 "누구건 지식인이라 자처한다면, 나는 그를 기꺼이 지식인이라 불러주겠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단어가 '노블레스 오블리제'였다. 아래 글을 보자.


노블레스! 그 기원인 로마가 보여 주었듯이 노블레스는 본질이 되기 전에 직업이 되어버렸다. 프랑크 왕국이 성립된 후 봉건체제로 들어서기 전에 이 땅에는 공동선을 위해 봉사하는 행정가 집단, 즉 레스 퍼블리카Res Publica를 꾸려가던 노빌리타스nobilitas가 있었다. 노블레스는 게르만어에서 전사를 뜻하지만, 이탈리아어에서는 국가에 대한 봉사를 뜻한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난 성城의 주인은 안으로 감추어진 경영의 주인이기도 했다. 따라서 지식인과 작가가 공직에 뛰어드는 것, 즉 정부의 고위 관료가 되는 것은 특권의 상실이 아니라 자연스런 일이었다. (중략). 다스린다는 것은 지배하는 것인 동시에 봉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봉사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노블레스는 아리스토크라시(희생보다는 특권을 전제로 한 귀족)로 변해갔다. 지식인도 실질적인 노력이나 기여 없이 상징적인 보수를 바란다는 점에서 아리스토크라시와 다를 바가 없다. 말하자면 지식인은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기보다는 자신을 지키기에 급급한 사람들이다.
- 175쪽에서 176쪽


부언하자면, 귀족이란 사회의 특권 계층이 아니라 전쟁이 났을 때 집안의 남자들이란 남자들은 다 나가 맨 앞에 나서서 싸우는 이들이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한 마을, 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던 이들을 다른 이들이 기꺼이 귀족으로 모시기 시작한 것이다. 목숨을 담보한 특권이 시작된 것이다. 이것이 노블레스이다. 하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 담보로 내놓은 목숨이라는 생각은 사라지고 목숨을 지키기 위한 특권 계급으로 변질되어간 것이다.

그러니깐 노블레스 오블리제라고 말을 할 때는 현재의 '있는 집'을 기준으로 삼아야할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집'을 기준으로 삼아서 새로운 노블레스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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