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반 다이크 자화상 1630년도작, 24.1cm*15.6cm, 에칭 판화 오래된 작품은 어느새 내 일상과는 너무 많이 멀리 떨어져있다. 녹슬어가는 내 지식은 서재 한 구석에 박힌 강의노트 속에서 박제가 되고, ... 바로크의 초상화가 안토니 반 다이크와 15세기 초의 반 아이크 형제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음을 이 작은 자화상이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여백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은 피치 못할 사정이 있거나, 그런 피치 못할 사정을 보는 이들이 이해해 주겠거니 하는 여유로움이 있거나, 한 발 더 나아가 여백을 작품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으로부터 시작하거나 ... 여러 가지 이유를 따져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서양 미술사에서 거친 여백을 드러내거나, 또는 고른 채색의 화면 처리가 사라지는 ..